[TF이슈] 2살 아이 학대치사한 위탁모…징역 15년 확정
입력: 2020.03.24 12:00 / 수정: 2020.03.24 16:54
대법원 3부는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다고 24일 밝혔다. /더팩트 DB.
대법원 3부는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다고 24일 밝혔다. /더팩트 DB.

재판부 "워킹맘 좌절, 불안감 느껴"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돌보던 아이 3명을 학대하고 그 중 태어난 지 1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영아를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한 위탁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5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다고 24일 밝혔다. 아동학대방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명령도 함께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 2015년 7월께부터 2018년 10월까지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에서 위탁모 일을 하던 중 생후 15개월 A양을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한 혐의로 2018년 12월 구속 기소됐다. 또 김씨에게는 생후 18개월된 B군과 생후 6개월 C양을 화상을 입히거나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위탁 아동 부모들이 보육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자 보호자들에 앙심을 품고 위탁 아동들을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주먹과 발로 아이의 머리를 때리거나 밥을 주지 않았고, 뜨거운 물을 틀어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A양이 설사 증세를 보이자 밥을 먹이지 않거나 하루 한 차례 우유 200ml를 줬다. 기저기를 자주 갈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또 손발이 뻣뻣해지는 등 A양의 몸이 경직되고 고열이 지속됐지만 32시간 동안 방치하다 병원으로 데려가 뇌사상태에 빠지게 했다. A양은 병원에서 3주뒤 끝내 숨졌다. 김씨 범행은 A양을 진료한 의사의 신고로 밝각됐다. 병원은 A양의 사인을 뇌손상으로 판단하며 아동학대를 의심했다.

김씨는 사망한 A양 외에도 2명의 아이를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당시 18개월이던 B군의 머리를 감기던 중 아이가 큰 소리로 울자 뜨거운 물을 틀어 화상을 입게 했고, 6개월 C양의 코와 입을 틀어막거나 욕조물에 얼굴을 담그기도 했다. 이 혐의도 재판 과정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앞서 1심은 김씨게에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죄의 양형 기준을 훨씬 웃도는 중형으로 이같이 참혹한 사건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드러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의 양형 기준은 학대의 정도가 중한 가중영역의 경우에도 징역 6년에서 10년에 해당해 국민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참혹한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일하는 엄마들이 더 이상 죄책감 갖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심 재판장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판결 말미에 "A양이 이곳에서의 아픈 기억을 잊고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2심은 피해자 측과 합의를 이룬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해 결과가 매우 무겁고 피고인의 잘못과 책임 또한 매우 크다"면서도 "피고인의 개인적인 여러 가지 딱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B군은 흉터 없이 건강을 회복했고, C양은 학대행위의 충격을 이겨내고 건강히 지내는 등 피해자 2명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진 점을 항소심 양형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오랜 기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불면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데다, 이 사건 범행 당시 보육해야 할 영유아 수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인 4명 내지 5명으로 늘어나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로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김씨의 정신적 상태도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학대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 가능성에 관한 법리 오해 잘못 등이 없다"고 밝혔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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