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뉴시스 |
대법, 김 대표 상고 기각...원심 확정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회삿돈을 횡령하고 특정 업체의 우유 납품 대가로 12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8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씨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급여 명목으로 회삿돈 4억여원을 빼돌려 내연녀에게 지급한 혐의와 세무조사 때 통행세가 문제되자 관련 서류를 허위로 꾸며 제출한 혐의 등도 받았지만 상고심에서는 이를 다투지 않았다. 다만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서 형량은 확정됐다.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5억원을 선고했지만 원심은 벌금액만 9억원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김 대표가 자금을 횡령하고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형을 병과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우유 공급업체가 회사에 제공하는 팩당 200원 안팎의 판매 장려금 중 12억원을 사적으로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또 2014년 9월 자신의 배임수재 사건 재판에서 선고된 추징금 35억여원 중 26억원을 회삿돈으로 낸 뒤 수사·재판 과정에서 회사 직원에게 거짓 증언을 하게 시킨 혐의도 있다.
또 허위 세금계산서 관련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임원들에게 자신의 형사 책임을 대신 지도록 허위자백 하게 한 뒤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자 자회사 계좌에서 벌금을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가맹점에 빵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 본인의 개인회사를 중간에 끼워 일종의 '통행세' 수법으로 30억원을 챙기고 허위급여 등으로 회삿돈 1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상품권 명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이상민 의원의 비서 A씨에게 사건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300만원을 준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업무상 횡령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또 이 의원의 비서에게 외물을 공여한 혐의 등에 대해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실질적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채 회사에 피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취했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적발되는 것을 피하고자 담당 직원에게 위증을 교사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등 불법 수단을 동원했다"면서도 "김씨가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인 문서 위조와 위증에 대해 자백했고, 회사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관련 주식을 증여한 점, 종전에 받은 형사 처벌 내용 등을 감안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심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벌금 대납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하며, 사실상 모든 혐의를 유죄로 봤다. 다만 징역형의 집행유예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작량감경 부분에서 1심의 법리오해가 인정된다"며 1심의 벌금액 20억원과 15억을 각각 18억원과 9억원으로 줄여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은 각 징역형에 대해서만 작량감걍을 하고 각 벌금형에 대해선 작량감경을 하지 않았다. 원심이 선고한 각 벌금형의 액수는 작량감경했을 경우 처단형의 상한을 초과한다"며 "원심판결에는 작량감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작량감량이란 범죄 사실에 고려할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의 판단으로 형을 줄여주는 제도다. 또 법정형을 구체적 범죄사실에 적용함에 있어 법률상및 재판상의 가중감경을 통해 처단의 범위가 확정된 형을 의미한다. 법원은 처단형의 범위 안에서 범죄에 대한 형량을 정한 뒤 실제 피고인에게 선고한다.
대법원은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원심 사실을 받아들이고 벌금형 병과와 뇌물공여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음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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