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신임 대법관은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히 배척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대법원 제공 |
6년 임기 시작 취임사서 밝혀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노태악 신임 대법관은 4일 취임 일성으로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히 배척하겠다"고 밝혔다.
노 신임 대법관은 이날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취임사에서 "대법관 임명과정을 거치며 법원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고, 재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며 "사법부가 처한 현재 상황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상 위기 극복 방법 역시 재판절차를 통해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판결이 띠는 사회적 의미를 강조하며 시대의 요청을 읽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때로는 판결이 당사자 간 분쟁에 대한 결론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 판결을 통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사회의 계속성을 유지하며 예측가능한 법적 환경을 제시하고,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시대의 요청 또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법관은 법관으로서 연륜이 쌓여갈수록 재판이 부담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고, 평소 재판에 대한 소신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재판에 임할 때 "하나의 사건이 아닌 한 사람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당사자의 주장을 귀담아듣고 구체적 사안에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법이란 이상적인 가치에 봉사하는 의미를 가진 현실'이라고 밝힌 독일의 법철학자 라드브루흐의 말을 인용했다.
노 신임 대법관은 또 '사도법관'으로 알려진 김홍섭 판사의 '좋은 법관이기 이전에 또는 그와 동시에 친절하고 성실한 인간이 되고 싶다'라는 말을 "6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새기고 또 새기겠다"고 전했다.
노 대법관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취임식 없이 취임했다. 임기는 이날부터 6년이다.
노 대법관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다양한 분야의 재판 경험과 함께 치밀한 법이론을 갖춘 정통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 대법관 취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처음으로 과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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