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사법농단부터 조국 재판까지…코로나에 '올스톱'
입력: 2020.02.26 05:00 / 수정: 2020.02.26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전국 각급 법원의 재판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사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 역시 3월2일에서 3월9일로 미뤄졌다. /더팩트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전국 각급 법원의 재판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사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 역시 3월2일에서 3월9일로 미뤄졌다. /더팩트DB

정경심 재판은 주심 지정 문제로 연기…가정·회생법원도 휴정기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확산에 서울 소재 법원도 사실상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갔다.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9개월 만에 재판 속개를 앞두고 있던 임종헌(61·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 법관들의 재판은 3월6일 이후로 미뤄졌다. 26일로 예정된 '사모펀드 키맨'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오촌 조카 조 모(37) 씨의 재판도 휴정기가 지난 뒤 진행될 예정이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당초 3월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임 전 차장의 공판은 9일 오후 2시로 연기됐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6월 담당 재판부인 제36형사부(윤종섭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다가 30일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뒤 9개월 만에 재판 재개를 앞두고 있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연루된 다른 법관들 사건을 맡은 재판부 역시 기일 변경을 결정했다. 양승태(72·2기)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수장으로 있을 당시 통합진보당 소송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 이민걸(59·15기) 전 대법원 기획조정실장, 이규진(58·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방창현(47·28기) 전 심상철(63·11기) 전 서울고등법원장의 속행 공판은 2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3월13일 오전 10시로 변경됐다.

사태 정점에 서 있는 양 전 원장과 박병대(63·12기), 고영한(65·11기) 전 대법관 사건의 경우 잠정적 휴정기간에 속하는 3월4일 오전 10시로 기일이 잡혀 있으나 25일 기준 기일 변경이 확정되지 않았다. 양 전 원장이 지난달 폐암 수술을 받았고 21일 공판 당시 재판장이 마스크 착용을 권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연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동양대학교 교수의 재판은 새 재판부 주심 지정 문제 등으로 추후 지정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햐 10월23일 오전 10시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정 교수의 모습. /이덕인 기자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동양대학교 교수의 재판은 새 재판부 주심 지정 문제 등으로 추후 지정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햐 10월23일 오전 10시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정 교수의 모습. /이덕인 기자

조국 전 장관 가족들의 재판 역시 기일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조 전 장관의 친동생으로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과 관련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모(53) 씨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휴정 권고가 내려진 직후 재판 연기가 결정됐다. 조 씨 사건을 맡은 제21형사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4일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조 씨의 공판을 2주 뒤인 3월9일 오전 10시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4월6일까지 각 공판마다 지정된 증인신문 역시 한 기일씩 늦춰질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의 오촌 조카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를 실소유한 채 횡령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조 씨 재판 역시 다음달 9일 오전 10시로 미뤄졌다. 당초 조 씨의 공판은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담당 재판부로부터 기일 변경 통보를 받았다.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동양대학교 교수의 공판도 미뤄졌으나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사유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보다 대등재판부로 구성된 새 재판부 주심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재판이 미뤄진 것으로 안다. 특정 부장판사가 주심을 맡을 확률이 높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논의 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은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2주간 휴정기에 준해 탄력적인 재판 운영을 권고했다. 항소 및 항고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68) 전 대통령,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은 애초 내달 25일 오후 4시10분으로 잡혀 있어 휴정 여파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부터 재판이 추후 지정 상태에 들어간 이 전 부회장의 재판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장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4일 이 전 부회장의 담당 재판부인 제1형사부(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해 "편향적인 재판 진행"을 사유로 기피 신청을 냈다.

이 전 부회장의 재판부는 지난 1월 공판에서 "미국 연방법원은 기업범죄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시행 여부를 양형 사유 중 하나로 정한다"며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해 삼성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특검은 "양형 감경 사유로 삼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맞선 바 있다.

서울고법에서는 집단 성폭행 및 불법촬영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정준영(31)과 최종훈(30) 등의 항소심 재판 절차도 진행 중이다. 27일 오후 3시30분으로 잡혀 있는 이들의 2차 공판기일에 대해서는 재판 연기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공범 허 모 씨 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고지윤 변호사(홍학 법률사무소)는 "피고인 중 다수가 구속된 사건이고 항소심이라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기일이 변경될지 미지수"라며 "오늘(25일) 중으로 연기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재판부에게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서울가정.행정법원도 내달 6일까지 약 2주간 사실상 휴정기를 맞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전경. /남용희 기자
서울가정.행정법원도 내달 6일까지 약 2주간 사실상 휴정기를 맞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전경. /남용희 기자

서초동에 위치한 다른 법원들 역시 휴정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은 24일 각 재판부 재량에 따라 2주간 동·하계 휴정기처럼 기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긴급 사건을 제외한 사건들은 재판장 판단 아래 기일을 변경하게 된다. 협의이혼 사건에서 부부 쌍방의 의사를 확인하는 작업과 가사 사건 조사 등은 긴급 사건에 속하지 않는다.

서울회생법원 역시 개인회생 사건이 열리면 한 기일에 100명 가까운 채무자들이 몰리는 일이 잦은 만큼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려오지 않도록 기일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생계와 직결된 사정을 가진 사건 관계자들이 많은 만큼 한 기일에 50명 미만의 인원이 모이도록 기일을 운영해 달라고 각 재판부에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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