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황운하 타깃' 뇌물 혐의 경찰 무죄 확정
입력: 2020.02.26 06:00 / 수정: 2020.02.26 06:00
대법원은 불법 성매매 유흥업소로부터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강남경찰서 출입구. /더팩트 DB.
대법원은 불법 성매매 유흥업소로부터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강남경찰서 출입구. /더팩트 DB.

대법 "의심 들지만 직접 증거 없어"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불법 성매매 유흥업소로부터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36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최종 확정했다.

이 경찰관이 금품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동료 경찰관의 진술도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또 강남에서 이른바 '룸살롱 황제'로 불린 업주 이경백씨가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에 앙심을 품고 관련자들에게 허위진술하도록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뇌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박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2007년 2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한 박씨는 불법 성매매 유흥주점 단속과 수사를 담당하면서 같은팀 동료 정모씨가 10여개 업소로부터 단속정보 제공 및 단속무마 등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은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정씨로부터 2007년 8월부터 12차례에 걸쳐 총 3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정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 폭력팀에 근무하면서 이경백에 대한 성매매 알선 혐의 사건 수사를 담당했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자신과 친한 정씨 등 경찰 3명을 사주해 허위진술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심은 정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고 보고 박씨를 무죄로 판단했다. 박씨가 유흥업소 운영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공소 사실에 대한 간접사실 내지 박씨의 성행을 보여주는 자료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박씨 동료 경찰관 정모씨의 진술뿐이었다. 정씨는 재판 중 "내가 빠져나가기 위해 박씨에게 300만원을 주었다고 허위진술했다"고 자신의 검찰 진술을 뒤집었다. 조사를 위해 갔을 검찰에 갔을 당시 이경백을 만났고, 그가 자신에게 "형님(정씨)이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진술을 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 경찰관이 검찰에 가면 다 구속됐기 때문에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을때 정말 두려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정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검찰이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박씨의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또 정씨가 관내 불법업소에서 1억 7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자백했음에도 별다른 추가 조사나 징계처분을 받지 않고 2014년 명예퇴직까지 했다"며 "신분상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박씨에게 뇌물을 전했다고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원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원심 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황운하 전 경찰인재개발원장. /뉴시스
황운하 전 경찰인재개발원장. /뉴시스

해당 재판의 흥미로운 점은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이다. 바로 황운하 전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등장한다.

2010년 2월 당시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가출청소년이 이경백이 운영하던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시기 황운하 서울청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수사팀을 구성해 해당 사건을 수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박씨 역시 폭력팀 소속이어서 이경백 수사에 참여한 것이다.

1심 판결문을 보면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을때 정말 두려웠다. 당시 경찰관이 검찰에 가면 다 구속됐다"며 "검찰에 갔더니 이경백이 있었다. 이경백이 내가 빠져나가기 위해선 진술을 하라고 해서 박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있다고 허위로 진술했다"며 자신의 검찰 진술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정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점, 이경백의 회유 가능성 등을 근거로 박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다른 경찰 A씨도 1심 법정에서 "검찰에 소환돼 갔더니 이경백이 있었다"면서 "이경백이 타깃은 내가 아니라 박씨와 황운하다. 형(A씨)은 걱정말고 검찰에서 물어본 내용에 진술 잘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경백과의 금전거래가 있어 "허위진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이경백은 유흥업소 운영으로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업계 거물로 '룸살롱 황제'로 불렸다. 1999년 서울 중구 북창동 유흥주점 개업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 일대로 구역을 넓혔고 2005년에는 강남에 직접 운영하는 룸살롱만 12곳에 달했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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