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이 자사의 주요 자산인 사옥 등 건물매각 건으로 내부 구성원들과 대주주 측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며 내홍에 휩싸였다. /스포츠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
대주주-내부구성원, 거래 방식 두고 대립각 세워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스포츠서울이 최근 사옥 등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구성원들과 대주주 측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며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서울은 최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문래동 사옥과 회사 소유의 쌍문동 상가건물을 매각 추진 중이다. 그러나 건물 매각을 두고 대주주 측과 내부구성원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거래 방식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매입 주체인 팍스넷과의 거래에서 매각 대금을 현금이 아닌 전환사채(CB)로 납입한다는 매매 조건이 주요 갈등 원인이다.
대주주 측은 전환사채(팍스넷)로 받고 건물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스포츠서울 노조는 전액 현금이 담보되지 않은 건물매각은 절대 불가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황철훈 스포츠서울 노조 지부장은 "회사의 마지막 자산인 건물을 매각하면서 하필 재정적으로 불안한 팍스넷에 파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현금이 아닌 전환사채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지적했다. 또한 "팍스넷이 스포츠서울의 대주주격인 한류AI센터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는 누가 봐도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내부구성원들의 반발로 매각 건이 제동이 걸리자 대주주 측은 지난 18일 회사를 통해 건물매각 대금을 전환사채로 받고 일부를 할인해 현금화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주주 측은 전환사채 60억 원 중 일부를 2~3일 내 할인해 현금 13억 원, 팍스넷이 CB 담보대출 또는 할인해 7~12억 원을 1개월 이내에 현금화하며, 나머지 CB도 3월 안에 현금화한다. 또한 팍스넷이 보장한 현금이 1개월 안에 마련되지 않으면 건물매각 자체를 원천 무효로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전환사채를 할인해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방안 또한 불확실하며, 최종 현금화 시점인 3월까지 기다리는 것도 신뢰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일부 내부구성원들은 이번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대주주에 대한 강한 불신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희 노조 사무국장은 "지난해 말 회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사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주주 강문중 회장은 본인의 사익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에만 급급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올해 1월 초 대주주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청구했다. 결국 회사는 지급 거절을 통보했고 지난 1월 3일 공시를 통해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을 보고했다. 이후 대주주인 강문중 회장이 회사를 압박해 결국 현금 4억 원을 대여하는 조건으로 현금을 빼갔다고 노조는 전했다. 대여해가는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대주주가 기업회생에 동의한다는 조건의 합의서를 써주고 4억 원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철훈 지부장은 "지금까지 보여준 강문중 회장은 행보는 대주주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린 시정잡배나 전형적인 투기꾼의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강문중 회장은 지난 1월 6일 노조와 합의서를 통해 1월 23일까지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업회생 신청 결의를 통과 후 1월 31일까지 회생 신청을 한다는 골자로 합의서를 작성했고 대여금 4억 원도 1월31일까지 갚기로 했으나 어느 것도 지키지 않았다"며 강문중 회장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내부 구성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비용 절감은 물론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마당에 대주주란 자는 '기업회생'을 볼모로 회사자금을 빼 나가려는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회사는 대주주 측의 요청으로 22~23일 양일 중 이사회 개최 공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결국 건물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대표이사와 전무이사를 배제하고라도 건물매각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라며 "법적 수단은 물론 모든 방법을 동원해 건물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포츠서울은 재직자들에 대한 퇴직금 충담금이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2월31일자로 퇴사한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