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 등 법관 총 922명 규모의 전보인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대법원 전경./ 남용희 기자 |
총 922명 규모 이동…'사법농단' 관계 판사 일부 퇴직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법원 정기 인사 결과 주요 재판을 맡았던 판사들이 일부 자리를 옮겼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부였던 송인권 부장판사, '버닝썬' 윤모 총경 사건 재판부였던 정계선 부장판사가 대표적이다.
대법원은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 등 법관 총 922명 규모의 전보인사를 발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인 송인권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로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한다. 정경심 교수 사건 재판을 진행하면서 검찰과 여러 번 의견 충돌을 빚어 공판준비기일을 한차례 비공개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재판부 배석판사 중에서는 주심판사인 김선역 판사만 남게됐다.
판사는 원칙적으로 한 근무지에서 3년 이상 일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한 지 3년이 넘은 송 부장판사도 이에 해당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으로 옮긴다.
정 부장판사는 이른바 '버닝썬 경찰총장'으로 불리는 윤 총경 사건 심리를 맡아왔다. 지난해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농단' 사태 당시 양승태 대법원의 집중 견제를 받았던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이기도 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유임됐다.
'사법농단' 사건 담당 판사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구속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6부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는 유임됐다. 임 전 차장의 기피 신청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을 진행 중인 박남천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 재판장)도 자리를 지킨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계된 일부 법관은 사표를 냈다.
이번 인사에서는 총 31명이 명예퇴직 등 퇴직 처리됐다. 이중 A 대구지법 부장판사, B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가 포함됐다. 두 사람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임종헌 당시 차장의 지시를 받아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강제징용 피해자 재판 보고서를 작성했다. 양승태 전 원장, 임종헌 전 차장의 '사법농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이번 법원 인사에서는 변호사나 검사로 근무하다 임용된 '경력법관'과 여성 법관의 주요 직위 보임도 눈에 띈다. 사진은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문병희 기자 |
기수별로 보면 사법연수원 34기 판사들이 처음으로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보임됐다.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서울 시내 법원에 30기 부장판사들이 진입했다. 27~34기 판사 32명은 고등법원 판사로 옮겼다.
변호사나 검사로 근무하다 임용된 '경력법관'과 여성 법관의 주요 직위 보임도 눈에 띈다.
이번에 보임된 정인숙 인천가정법원장은 여성 법관이자 경력 법관, 방승만 대전가정법원장도 경력 법관 출신이다.
정승원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여성), 김현룡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경력) 등 수석부장판사를 비롯해 이수영 수원지법 안양지원장(여성), 오성우 춘천지법 원주지원장(경력), 김지향 대전지법 공주지원장(여성) 등 지원장에도 여성·경력법관이 이름을 올렸다.
'사법농단' 사태 후 사법개혁 방안으로 제기된 법원행정처 비법관화도 일부 진행됐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공보관, 기획조정심의관 1인, 국제심의관 등 상근법관 7명이 감축됐다. 다만 전자소송시스템의 전면 재구축을 위한 사법지원실 차세대전자소송 추진단장으로 법관 1인을 보임돼 줄어든 상근법관은 총 6명인 셈이다.
이번 인사는 2월 24일자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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