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원종건 미투' 논란…형사처벌은 미지수
입력: 2020.02.06 05:00 / 수정: 2020.02.06 07:58
미투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씨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미투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씨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전문가 "현재 증거로선 성폭력 입증 쉽지않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였던 원종건 씨와 전 여자친구가 '미투 논란'을 놓고 본격적으로 진실 공방에 들어갔다.

'진흙탕 싸움' 양상까지 보이는 두 사람의 공방이 형사 절차에 들어간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더팩트>가 취재한 경찰 관계자와 변호사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으로만 보면 이 사건 자체가 당장 형사사건화 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쟁점은 원 씨의 전 여자친구인 A 씨가 공개한 '멍든 다리 사진'이 범죄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이 사진이 법정이나 수사기관에서 증거력을 갖기 쉽지 않다"며 "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과 개연성이 있을 때만 증거가 인정되는데 아직까진 그런 관련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 씨 다리의 멍이 원 씨의 폭행으로 생겼다고 입증해야 할 책임은 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수도권 경찰서 모 형사과장은 A 씨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는 전제로 "상처를 입은 시기와 두 사람이 교제했던 기간이 일치한다면 이 사진이 범죄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쟁점은 성관계 불법촬영과 '가스라이팅'이다.

A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성적인 대화가 오간 적은 있지만, 성관계 동영상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 씨는 성관계 과정에 대한 촬영이 두 사람이 합의하고 인지한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한다.

지난 4일 원종건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A 씨와의 대화목록. /원종건 페이스북 캡처
지난 4일 원종건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A 씨와의 대화목록. /원종건 페이스북 캡처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지금까지 두 사람이 공개한 자료로만 보면 서로 간의 은밀한 촬영이 있었고, 이 영상을 A 씨가 원 씨에게 보내기도 했다"며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A 씨의 주장대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찍힌 불법적인 촬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씨가 주장하는 '가스라이팅' 역시 형사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스라이팅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통제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정서적인 학대 행위를 말한다.

A 씨는 원 씨와 연인 관계였을 당시 그의 강요로 여름에도 긴팔이나 긴바지를 입어야만 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가스라이팅 당한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자신이 입은 옷의 노출 정도도 본인이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원 씨의 심리적 통제 아래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수도권 지역 모 형사과장은 "A 씨의 글이 100%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형사적인 처벌은 어렵다"며 "관련 법률도 없고 판례도 이러한 가스라이팅 같은 특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A 씨의 주장대로라면 본인이 법률적으로 심신미약자라는 주장인데 그럴 경우 심신미약자간음죄(형법 제302조)로 처벌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일반적인 남녀가 연애를 하다 생긴 경우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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