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검찰 출석 앞서 "선거개입 입증 못하면 누가 책임지나"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공개 출석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주장하며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임 전 실장은 30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다고 저는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어 "검찰이 이번처럼 하고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든 불러들여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을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검찰 업무 특성상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있게 남용함 없이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또 검찰을 향해 "정말 제가 울산지방 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느냐? 입증 못하면 그때 누군가는 반성이나 사과를 하고, 책임도 질 것이냐"며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져나가듯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언론인께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구체적 질문은 (검찰) 조사 후 나오는 길에 필요하면 답변하겠다"며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전날(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개입, 선거 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에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히며 이날 검찰에 공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전날(29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검찰은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두 사람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는 4월 총선 이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전날 수사팀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13명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며, 나머지 관련자도 순차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과 관련해 송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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