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백원우 등 기소 놓고 법무부-검찰 재충돌 우려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9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조사 중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30일 출석 예정이어서 검찰 수사가 막판 피치를 올리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비서관이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제보를 가공해 첩보 문서를 만들고 경찰에 하달하는 등의 과정에 개입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1월 13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등기우편을 발송해 출석 요청에 대한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며 자신이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 비서관은 또 "누가 어떤 이유로 반쪽짜리 사실만 흘리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검찰은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들에게 선거공약 수립에 도움을 받은 의혹을 받는 송 시장은 지난 20일 검찰에 처음 출석해 1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이날 임 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30일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는다는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윤석열 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개입, 선거 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에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며 윤 총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임 전 실장은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다음달(2월) 3일 중간간부 인사이동을 앞두고 이달 내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더팩트DB |
수사팀은 전날(28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이미 출석해 조사받은 핵심 피의자를 기소할지 검토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으나 결재가 나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 총장에게 사건 처리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번에도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때처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와대 하명 수사 사건 처리를 두고 검찰 내부는 물론 법무부와 검찰 간 충돌 우려도 나온다.
전날 법무부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내·외부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합리적 의사결정을 당부하는 공문을 대검을 비롯한 전국 66개 검찰청에 시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이번 사건의 경우 기록이 방대하고 수사 보안도 중요해 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위원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즉각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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