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검찰 '지각변동'…특수부 지고 형사·공판부 뜨고
입력: 2020.01.24 00:00 / 수정: 2020.01.24 00:00
23일 단행된 고검검사급 인사 결과 특수통이 떠나고 형사통 검사들이 크게 약진했다. / 남용희 기자
23일 단행된 고검검사급 인사 결과 특수통이 떠나고 형사통 검사들이 크게 약진했다. / 남용희 기자

'우수 형사부장' 출신 약진…변협, 이례적 환영 성명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23일 단행된 검찰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는 검찰 내 성골로 꼽히던 특수통 검사들이 물러나고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약진했다. 화려한 대형 인지수사의 그늘에 가린 채 시민들의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하고 공소를 유지하던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서울중앙지검 1,3,4차장을 모두 형사부에서 잔뼈가 굵은 검사들로 채웠다. 새 1차장인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 3차장인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 4차장인 김욱준 순천지청장은 모두 대검이 선정한 '우수 형사부장' 출신이다.

이밖에도 많은 '우수 형사부장' 출신 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발령됐다. 윤원상 창원지검 형사1부장은 중앙지검 공판1부장, 이창수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장은 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옮겼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해온 우수 형사·공판 검사들도 대거 발탁됐다. 2018년 수상자인 김진우 인천지검 검사는 법무부 형사법제과, 최주원 부산지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일하게 됐다.

변협은 이례적으로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장과 변론권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은 대한변협 선정 우수 수사 및 공판검사들을 대거 중용했다"며 검찰 인사를 환영한다는 성명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전부터 형사·공판부 검사를 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형사부, 공판부에서는 과다한 업무로 일선 검사들의 고충이 많은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취임 첫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새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취임 첫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인권보호도 새로운 인사 키워드로 떠올랐다. 반부패수사2부장으로 보임된 전준철 수원지검 형사 6부장은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출신으로 인지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우수 인권감독관' 출신인 김지헌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은 경주지청장, 박기종 대구지검 인권간독관은 법무부 인권조사과장으로 중용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대검 고위직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을 독식했던 '특수통' 검사들은 모두 자리를 내줬다. 신자용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 신봉수 2차장은 평택지청장,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전보됐다.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 내 소수지만 큰 각광을 받아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농단·사법농단·삼성 회계분식 사건 등 적폐수사가 호응을 얻으면서 과거 함께 세력을 삼등분했던 '기획통', '공안통'마저 누르고 검찰 내 최고세력으로 떠올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된 검찰 고위·중간 간부 인사 후 검찰의 반발이 생각 만큼 격렬하지 않은 이유를 여기서 찾기도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윤석열 총장 첫 인사 때 검사 70여명이 사표를 냈다. 승진·요직 인사가 윤 총장과 근무연이 있거나 특수부 출신인 인물들로 지나치게 치우쳤기 때문"이라며 "정부에 불만은 있겠지만 이번 인사가 소외된 검사들에게 기회를 주고 정권과 재벌 수사팀도 동력은 남겨 놔 집단 행동을 하기는 모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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