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킹크랩'이 가를 김경수 운명…2심 선고 D-1
입력: 2020.01.20 00:00 / 수정: 2020.01.20 09:13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경공모 킹크랩 시연회 사실인가' 재판부 판단 주목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 씨와 포털사이트 여론을 조작하고 대가로 해외 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로 1심에 징역 2년 등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형량이 아니라 유·무죄를 다퉈왔고 파장도 클 재판이라 법원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1시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와 2016년 12월4일~2017년 2월1일 네이버 기사 7만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여개의 공감·비공감 표시를 조작하도록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김씨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2019년 1월30일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 지사는 이후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치렀다. 허익범 특검은 같은해 11월14일 2심에서 두가지 혐의에 총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보다 1년이 늘어난 구형량이다.

2심 들어 새롭게 제기된 쟁점은 '킹크랩 시연회'가 정말 열렸는지였다.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킹크랩'은 드루킹 김동원씨가 경공모 회원인 '둘리' 우모 씨를 시켜 개발한 네이버 댓글 조작 프로그램이다.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이른바 '산채'(경기도 파주 경공모 사무실)에서 킹크랩 프로그램 시연회에 참석한 뒤 개발을 승인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인정했다. 유죄를 선고한 결정적 근거였다.

김 지사 쪽은 2심 내내 시연회가 열린 적이 없는 허구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새로 꺼내든 증거가 당시 김 지사와 경공모 사무실에 운전사로 동행한 비서관의 휴대폰 '구글 타임라인'이었다. 당일 '닭갈비 저녁식사'도 도마에 올랐다.

특검의 주장을 종합하면 문제의 11월 9일 일정은 '드루킹 회원끼리 저녁식사→6시50분쯤 김 지사 도착→1시간 동안 공개 브리핑→15~17분간 킹크랩 시연회→회원들과 김 지사 인사 겸 배웅→김 지사 출발'이다. 이대로라면 김 지사는 아무리 늦어도 오후 8시 30~40분쯤에는 산채를 떠났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날 운전사로 동행한 김 지사 비서관의 휴대폰 구글 타임라인 기록을 보면 김 지사는 당일 오후 7시쯤 도착해 9시 14분쯤 떠났다. 특검이 파악한 일정에서 30분 이상이 빈 상태가 된다.

김 지사 쪽은 당일 일정을 '7시쯤 도착→1시간쯤 경공모 회원들과 닭갈비로 저녁 식사→1시간 동안 공개 브리핑→잠시 환담→출발'로 정리한다. 구글 타임라인에 나타난 시간의 흐름과 그럭저럭 일치한다.

'닭갈비 저녁식사'를 놓고도 크게 다퉜다. 특검은 김 지사가 산채에 와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김 지사는 식사를 했다고 주장한다. 식사를 했다면 킹크랩 시연회를 할 시간이 사실상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공모 회원들의 증언도 바뀌었다. 이들은 특검 조사에서는 김 지사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진술했으나 법정에서는 식사를 같이 한 기억이 없다고 번복했다. 이들은 특검이 제시하는 증거들을 보니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특검은 당시 인근 닭갈비 식당에서 받은 영수증을 증거로 제시하며 "경공모 회원끼리 따로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영수증에는 테이블번호 25번이 찍혔다. 김 지사 쪽은 식당에 확인한 결과 영수증에 찍힌 25번 테이블은 물건들이 놓여있어 손님에게 제공하지 않으며, 포장해 가져가면 영수증에 25번으로 남는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시연회 당일 일정 뿐 아니라 김 지사와 김동원 씨의 텔레그램 대화 등 다양한 정황 증거를 종합해 혐의가 인정된 것이라고 일축한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어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도 더욱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지사는 이런 엄중한 문제를 당 안팎 전문가와 상의도 없이 2~3번 정도 만난 김동원 씨와 꾸몄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항변한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2018년 8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 후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더팩트 DB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2018년 8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 후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더팩트 DB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킹크랩 시연회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대선 댓글조작에 보답하고 2018년 지방선거에도 작업을 부탁하기 위해 김동원 씨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봤다. 김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가 선거법 위반 판단에도 전제가 되는 셈이다.

애초 항소심 선고는 지난해 12월 24일 진행 예정이었으나 한 달쯤 연기됐다. 이를 두고 재판부가 막판 고심을 거듭한다는 추측도 나왔다. 결심 공판 뒤에도 특검과 김 지사 쪽은 재판부에 몇차례 의견서를 제출해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판부가 검토할 기록이 방대해 애초 선고 일정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해석도 많다.

2심 선고 결과는 김 지사 개인은 물론 정치권에 끼칠 영향도 클 것으로 보여 1월 21일 법원의 판단이 더욱 주목된다. 선출직 공무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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