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호 검사장' 이영주 사법연수원 부원장 사의
입력: 2020.01.10 18:30 / 수정: 2020.01.10 19:51
검찰 역대 2호 검사장인 이영주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김세정 기자
검찰 역대 2호 검사장인 이영주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김세정 기자

"후배 앞길 막지 않겠다" 사직 인사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 역대 2호 여성 검사장인 이영주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사의를 밝혔다.

이영주 부원장은 10일 검찰 전산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번 인사가 아니라 6개월 전 인사 후에 검찰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판단을 했다"며 사직 인사를 했다.

이 부원장은 "직책이 올라가면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후배의 앞길을 막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고민이 생긴다"며 " ‘나 때문에 장강의 뒷물결 같은 강성한 후배가 승진을 못한 것은 아니다’는 변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부원장은 큰 변화를 앞둔 검찰 구성원에게 "열정을 갖고 일을 했는데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변화를 강요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가 종종 잃어버린 ‘공정성’ 때문이고 이는 재능이 아니라 덕성의 영역에서 생긴 문제"라며 "외관상으로는 공적인 행동의 저변에 개인 또는 조직의 이기심이 놓여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고,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여성 2호 검사장으로서 후배 여성 검사들에게 미안한 심정도 보였다. 그는 "지금은 여성검사 수가 비교할 수 없이 늘었지만, 조직 속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어려움은 줄어든 것이 없다"며 "후배 여성검사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드리거나 제대로 모범이 되지 못해 반성하며, 분투를 기대하고 응원을 보낸다"고 강조했다.

춘천지검장 시절 일어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도 거론했다. 2017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 중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직접 조사를 주장하던 안미현 검사를 불러 질책하는 등 수사를 축소하려했다는 의혹이다.

이 부원장은 "강원랜드 사건은 아마 기록이 영구보존으로 분류가 되지 않을까 싶고, 관심이 있으시면 그 수사기록을 한 번 보시라"며 "전부를 보셔도 좋지만 일부만 보시더라도 전문가시니까 어떤 내용인지 바로 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원장은 사법연수원 22기로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1년 선배다.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대검찰청 형사2과장, 춘천지검 차장검사, 부천지청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8일 법무부 인사에서 역시 검사장급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된 바 있다. 최근 사의를 밝힌 검사장 이상 고위간부는 박균택 법무연수원장, 김우현 수원고검장에 이어 이 부원장이 세번째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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