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춘천시장. /뉴시스 |
대법, "수사 중 아니다" 발언...선거법상 '경력' 아니야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수 춘천시장이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선거법상 벌금 100만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당선이 무효 처리돼 이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시장은 2018년 3월 6·13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춘천시청 옛 임시 청사 여러 사무실과 주민센터 등 14곳을 방문해 "2년 만에 춘천으로 돌아와 시장에 출마하게 됐다"며 "열심히 일할테니 잘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법상 금지된 호별 방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호별 방문이란 선거시 후보자나 운동원이 개개의 유권자를 방문해 투표의뢰 등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시장은 또 같은해(2018년) 6월 4일 선거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호별 방문 위반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맞지요"라고 질문하자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시장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당연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선 시장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 90만원으로 형량이 크게 줄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관공서 사무실이 공직선거법 제106조에서 정한 '호'에 해당하는지와 '수사 중인 사실'이 공직선거법 제 250조에서 정한 경력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호별 방문제한 위반 혐의에 대해선 1,2심 재판부 모두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모두 무죄로 봤다. 대법원은 "'호'에 해당하더라도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 다수가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라면 공직선거법 제 106조 2항에 따라 선거운동 등을 위해 방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수사 중이 아니다"라는 피고인 발언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사실의 공표보단 의견 표명으로 보인다"며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 혐를 무죄로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과 같이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사는 확정적 사실이나 상태가 아닌 어느 시점부터 어느 시점까지가 수사에 해당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피고인의 수사에 대한 일부 발언은 구체성을 가져 사실의 공표로 볼 수 있지만 피곤인이 그 당시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106조 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혹은 선거기간 중 입당의 권유를 위하여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조 2항에서는 '도로 및 시장, 대합실 등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선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공직선거법 제 250조, 허위사실공표죄 1항에 따르면 당선되거나 되게할 목적으로 연설과 방송 등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및 후보자 배우자의 출생지, 가족관계, 직업, 경력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등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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