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옥살이' 화성사건 재심 청구..."경찰이 쪼그려뛰기"
입력: 2019.11.13 12:18 / 수정: 2019.11.13 12:18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고를 치른 윤모(52) 씨가 13일 재심을 청구했다. 사진은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수원=임영무 기자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고를 치른 윤모(52) 씨가 13일 재심을 청구했다. 사진은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수원=임영무 기자


변호인 "이춘재 자백·수사기관 가혹 행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고를 치른 윤모(52) 씨가 13일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 30년 만이다.

박준영 변호사 등 윤 씨의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10시 수원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20년 억울한 옥살이를 밝히는 것 뿐 아니라, 사법관행을 바로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재심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윤 씨 측은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이춘재의 자백)와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허위자백 강요) 등을 재심청구 이유로 내세운다.

이춘재의 최근 자백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 씨는 8차 사건을 자백하면서 장갑을 끼고 목을 조르는 등 구체적인 범행을 진술했고, 사진기록으로만 남은 당시 방 구조 등을 정확하게 그린 바 있다.

또 당시 수사 과정 역시 석연치 않다. 윤 씨가 경찰 조사를 받았던 1989년 당시 작성한 진술 조서엔 '피해자', '주거지', '후문 방향' 등 한자어가 나온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윤 씨가 이런 한자어를 썼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한다. 경찰이 불법적인 체포와 구금 이후 윤 씨에게 쪼그려뛰기 등 가혹행위를 반복한 뒤 허위 진술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윤 씨를 진범으로 확정한 증거인 체모를 검토한 결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요한 근거다. 방사성 동위원소 결과는 비슷한 환경이나 지역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5개와 음모 5개가 동일인의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박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수원지법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당시 13세 여중생 A양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듬해 범행 현장 인근에 사는 농기계 수리공 윤 씨를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해 수사를 벌였다. 이후 윤 씨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20년을 복역하다 지난 2009년 가석방됐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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