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경찰, 검사 통제 받아야"…검찰, 수사권조정 비판
입력: 2019.10.25 00:00 / 수정: 2019.10.25 00:00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형소법·검찰청법 개정안 의견서' 국회 제출…경찰 수사종결권 반대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해도 좋고 검찰의 권한을 나눠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법사위에 제출한 검·경수사권 개정안 의견서에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토해야 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 검토 없이 경찰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명시했다.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려는 정부안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24일 대검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에 따르면 "모든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돼 최종적으로 증거에 따른 사실관계와 법률판단을 거쳐야만 한다"고 했다. 또 "소추기관이 아닌 사법경찰관에게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사법경찰관이 자체 종결하는 사건의 비율의 40%에 달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경찰의 강제수사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어 검찰의 철저한 사후 점검과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히 개정안에서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무조건 따르게 하기 위해선 형사소송법 개정안 197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이라는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를 내세워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하고 검사의 재보완 수사 요구를 재차 거부하는 등의 절차가 반복되면 수사가 지연되고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경찰이 자체적으로 종결한 사건 기록을 검사가 송부받아 60일 이내에 검토하고 경찰에게 반환하도록 한 조항도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불기소를 위해 수집해 놓은 자료만을 토대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사건을 검토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건 종결이 위법, 부당하더라도 검사는 재수사 요청밖에 할 수 없어 기록 자체로 기소 가능한 경우에도 바로 송치받아 기소하지 못해 불필요한 절차만 반복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경찰청 전경/이성락 기자
경찰청 전경/이성락 기자

대검은 또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법원이 증거 능력을 부여한 것은 "검사의 소송법적 지위를 고려하고 형사소송법이 목적으로 하는 적법절차에 의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신속한 재판을 위한 것"으로 "인권옹호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검찰의 수사 개시의 범위를 검찰총장의 승인 등 일정한 절차를 거친 경우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기각한 경우 영장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는 개정안에 대해선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권고적 효력만 부여될 경우 시간과 사회적 비용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심의위원회가 야간이나 휴일에 개최되기 사실상 어렵고, 관련자에 대한 사생활 침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경찰청장(치안총감), 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 치안감)은 사법경찰이 아닌 행정경찰이기 때문에 수사 업무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청 직제상 산하에 있는 경무관 이하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에 대해 이들이 지휘, 감독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들겠다"며 "국회에서 좋은 법(검찰개혁안)이 만들어지도록 전문가로서 겸허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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