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건' 정경심 자산관리인, 조국 증거인멸교사 의혹 부인
입력: 2019.10.09 02:50 / 수정: 2019.10.09 04:58
8일 방송된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의 한 장면/알릴레오 캡처
8일 방송된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의 한 장면/알릴레오 캡처

'유시민 알릴레오' 인터뷰 공개…검찰 "일방적 주장 방송 유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하드디스크 증거인멸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피의자인 김 차장의 방어권 행사를 위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차장은 정경심 교수 구속과 조국 장관 기소 여부에 '스모킹건' 몫을 할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PB(프라이빗 뱅커)인 김경록 차장은 지난 9월초 고객인 정경심 교수의 부탁을 받고 정 교수 연구실과 자택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줬다. 특히 자택 개인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때 마주친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조 장관이 증거인멸교사죄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유시민 작가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가 공개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김 차장은 지난 8월28일 정 교수 자택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집을 나설 때 퇴근한 조 장관(당시 후보자)을 만났다. 당시 조 장관은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김 차장은 2014년 이후 조 장관을 3~4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항상 "도와줘서 고맙다"고 응대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줘서 고마움을 표시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김 차장은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조 장관의 "고맙다" 발언을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다음날 기자들에게 전화가 폭주했다. 자신은 피의자 신분이라 통화를 꺼렸는데 이후 "조국이 PC를 교체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가 되더라는 것이다.

동양대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져온 것도 증거인멸이 아니라 정경심 교수에게 유리한 자료를 찾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불리한 증거만 제시할 가능성에 대비하려 했다는 말이다.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애라고 했으면 제가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고"라며 "검찰에서 (하드디스크를) 가져오라고 했을 때 바쁜데 왜 가져오라고 그러나(생각했다), 약간 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동양대에서 (컴퓨터) 내용을 보고싶어 하셨다. 폴더 몇개를 찾아보는데 용량이 커서 여기서 다 못 보겠다, , 시간도 너무 늦었고 교수님도 힘들다고 하시고, 그러면 이제 서울로 들고가서 (보자고 한 것)"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작가는 인터뷰에 나오지 않은 김 차장의 증언을 빌어 동양대 컴퓨터 의혹에 대한 반박도 추가했다. 당시 밤 시간에 동양대를 방문한 이유는 정 교수의 부탁을 받은 김 차장이 시간이 없어 서울에서 늦게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정 교수와 김 차장, 정 교수 변호인이 동양대 컴퓨터 증거인멸 대책회의를 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도 반박했다. 변호인이 사모펀드 의혹을 놓고 설명을 듣기를 원해 정 교수와 김 차장이 함께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정 교수가 김 차장에게 동양대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 것이 왜곡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경록 대한투자증권 차장은 8일 방송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조국 장관이 증거인멸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알릴레오 캡처
김경록 대한투자증권 차장은 8일 방송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조국 장관이 증거인멸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알릴레오 캡처

정 교수가 얽힌 사모펀드 의혹을 놓고는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 씨에게 속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차장은 "조 장관이 민정수석이 되면서 주식 직접 투자가 제한됐다"며 "공모펀드는 사람들이 조국 교수의 유명세를 이용하려 할 수 있어 (정 교수가) 사모펀드를 청와대에 확인해보니 간접투자라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적대적 M&A 형태의 사모펀드는 지양해야 된다고 해서 블라인드형 사모펀드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후 정 교수가 5촌 조카 조씨에게 소개받은 펀드운용사 코링크PE의 펀드 제안서를 전달했다. 김 차장은 "친척이라는 사람(5촌 조카 조씨)이 나타나서 뭔가 들떠있고, 그 친척이란 사람이 뭔가 확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이거는 저희는 본능적으로 안다. 이상하죠. 하지만 친척이라 말리지는 못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후보자 시절 사모펀드 의혹이 제기되자 조씨가 해외로 도피한 것은 정 교수의 투자금을 유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김 차장은 "사모펀드 문제가 났을 때 조씨가 도망갔다. 이건 100% 돈 맡긴 사람의 돈을 날려먹었기 때문이다. 우회상장, 주가조작은 나온 것도 없었는데 운용하는 사람이 도망갔다면 돈 맡긴 사람의 돈을 제대로 투자 안 한 것"이라며 "조씨 입장에서는 조국 교수와 검찰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5촌 조카 조씨가 사건의 중심이라는 주장이다. 김 차장은 "조씨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해진다"며 "조씨는 코링크에는 '조국, 정경심이 시킨 거다' 이야기하니 코링크 가서 이야기를 들으면 조국, 정경심이 지시한 게 된다"고 해석했다.

검찰이 횡령으로 의심하는 정 교수의 WFM 자문료를 놓고는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있다. 조씨가 와서 (정 교수에게) 영어를 봐달라고 했다. WFM이 영어사업을 하는 회사였는데 조씨가 자신이 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정 교수가) 해준 것"이라며 "그럼 조씨는 직원들에게 (정 교수가) 민정수석 부인이고 우리 회사를 이렇게 봐주고 있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의 사모펀드 수사에 대해서는 "본인들(검찰)이 봤을 때 딱 포맷이 있고 거기에 맞아 들어가니까 생각을 그런 쪽으로 하고 더 깊게 파고드는 것 같다"면서도 "이들은 음모론, 진영논리는 전혀 생각 안 한다. 자신들도 최선을 다해서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차장의 이같은 주장을 두고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자기 방어를 위한 일방적인 주장이 특정한 시각에서 편집 후 방송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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