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수사 하듯이 세월호 수사하라"…보수단체와 일부 충돌[더팩트ㅣ서울중앙지검=송주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두번째 검찰 출석 조사를 받은 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0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서초동에서 8번째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이하 '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일대에서 '제8차 사법 적폐 쳥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지하철 서초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대검찰청, 내방역, 교대역, 예술의전당 쪽 도로가 인파로 가득찼다. 주최 측은 이날 참석자들의 범위가 서울성모병원 언덕부터 반포대로 1.6km, 교대역~대법원 1.2km 구간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초동은 오전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시민을 비롯해 집회에 참석하려는 인파가 모여들었다. 오후 5시경 집회 시간이 다가오자 경찰은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 8번 출구에서 화장실 대기줄을 관리하는 등 질서 유지에 애썼다. 오후 1시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빨갱이"라고 외치며 시민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 야유를 받는 등 작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6시가 되자 개그맨 노정렬 씨·김남국 변호사의 진행 아래 시민들은 "검찰개혁 이뤄내자", "사법개혁 쟁취하자",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사이 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검찰개혁! 정치검찰 OUT'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수차례 선보였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다른 손으로 대검찰청을 가리키며 "세월호 진실 뒤져라", "장제원 아들·나경원 딸 진실 뒤져라"고 외쳤다.
단상에 오른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의 한 회원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과 그 유산 박근혜 정권이 물러가고 민주 정부가 들어섰다. 검찰은 여전히 자신의 권력을 자기들만의 왕궁을 지으려는 헛된 욕망에 쓰고 있다"며 "여기 집회에 모인 시민 여러분이 최고 권력자다. 여러분은 민주공화국 가치 위에 세워진 이 나라 한국의 주인, 주권자다"라고 외쳤다. 또 다른 회원은 "내일이면 세월호참사가 발생한지 2000일이다. 당시 정치검찰이 세월호참사를 둘러싼 진실을 제대로 수사한 걸 본 적 있냐"며 "지금도 정치 검찰은 여성 2명이 있는 집을 탈탈 털며 음식까지 시켜먹고, 영국 유학 당시 머리를 다쳐 몸이 아픈 정 교수를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이외수 작가도 무대에 올랐다. 이 작가는 "대한민국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정신이 깃든 거룩한 나라다. 이 나라에서는 국민이 있고 그 다음이 국가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1위도 권력, 2위도 권력이다"라며 "대한민국은 국민의 것이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 그런데 부패검찰, 정치검찰이 있는 한 국민은 행복할 수 없다"고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범국민시민연대 본부는 주최 측 차원에서 인원을 추산하지 않기로 했다. 보수단체와 불필요한 숫자싸움을 벌이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주최 측이 집회 전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지난주 8000명보다 늘어난 1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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