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세민 전 경무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경찰청 국감 최초로 현직 검사 출석…'김학의 수사' 경찰 "외압 있었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검찰 수사지휘권 회수를 놓고 "검사로서 마음 아프지만 국민이 회수해 간다면 마땅히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출석한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사건을 수사할 당시 외압을 받았다고 분명히 했다.
임 부장검사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직 부장검사가 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사지휘권 회수에 관한 질문에 임 부장검사는 "이 질문을 할 것 같아 마음 아팠는데 저는 검사다. 현직 검사로서 저도 많이 (마음이) 아프다"며 "제가 생각하기에 검찰이 잘한 일도 많지만 업보가 너무 많다.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수사지휘권을 회수해 간다면 마땅히 내놔야 한다.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해서는 "김진태 전 검찰총장의 공소시효가 내년 4월에 완성되는 등 제가 고발한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지나고 있다. 공수처 설치를 하루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조직 내 비리를 무마했다며 김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찰 간부를 형사고발했다. 이에 대해서도 임 부장검사는 "애초 검찰청에 고발장을 냈는데 1년 4개월 넘게 뭉개고 있다.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현직 검사임에도 경찰 문을 두들겼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자기소개서 한 줄, 한 줄 압수수색하면서 검사가 공문서위조한 것에는 경징계 대상이라는 이중잣대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남용 사례"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와 함께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수사할 당시 외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기획관에 따르면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은 이 전 기획관이 이 사건을 아침에 보고할 때마다 "남(김 전 차관)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 벌 받는다", "이 기획관이 하는 말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침에 중요한 보고 아니면 하지마라" 등의 말을 했다. 이 전 기획관은 "(이 전 청장은)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을 '건설 브로커 사건'이라고 바꾸라 하기도 했다. 수사하는 사람에게 격려는커녕 의지를 꺾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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