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
"조국은 역사적 과업의 도구…민주항쟁 시발점 부산서 시작"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부마민주항쟁의 시발점이었던 부산이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시급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들은 26일 오전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표 발의를 맡은 김호범 부산대 교수는 "두어달 동안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 순간, 비겁하게 중립을 지키는 것은 지식인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시국선언은 시발점이다. 시민과 함께 검찰개혁이 완수되는 날까지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국 장관만 검찰개혁을 할 수 있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 개혁이 요구되는 지금, 개혁을 하려는 순간에 조 장관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뿐,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을 지지할 것"이라며 "조국 자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변인 김동규 동명대 교수 역시 "조 장관은 엄중한 역사적 과업의 도구로 선택된 것"이라며 "스스로와 온 가족의 삶이 망가지는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그 운명을 기꺼이 감래하기로 결심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국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 검찰 개혁을 위한 교수 연구자들의 충정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현 사태의 핵심이 조국 가족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지을 검찰 개혁이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기소독점주의, 수사지휘권 등으로 검찰이 절대 권력 집단이 됐다며 고위 공직자의 권력 남용을 저지하는 핵심 장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신속히 실행해줄 것을 국회와 정부 등에 촉구했다.
'시급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대변인 김동규 동명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
시국선언에 참여한 4090명의 명단도 발표됐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25일 오후 5시까지 SNS서명을 통해 참가한 총 6120명 가운데 노조원, 이름이 불분명한 서명인 등 2030명을 제외했다. 다만 계속해서 서명을 받은 뒤 최종 확정 인원은 서울에서 열릴 시국선언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도 28일 부산지검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부산시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교수들의 움직임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제봉 울산대 교수 등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27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시국선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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