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전 남편 살해' 고유정, 대공세를 시작했다
입력: 2019.08.13 05:00 / 수정: 2019.08.13 08:31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뉴시스

전 남편 부부생활까지 거론…현 남편도 고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전 남편 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사건발생 80일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씨는 첫 재판에서 사회적 비난 여론에도 공세적인 전략으로 나와 앞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재판은 피고인 고씨가 살인과 시신 훼손·은닉은 모두 인정해 쟁점이 없다.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 판단이 형량을 판가름하게 된다.

12일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 재판에서 고씨 측은 예상 밖의 카드를 꺼내 보였다. 범행이 피해자의 성폭행 시도에 따른 방어 차원이었다는 주장에 더해 이혼 전 비정상적인 부부생활이 배경이라는 데까지 나아갔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에서 고씨 변호인 측에 주장대로 우발적 범행이라면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보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대한 준비를 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부부생활 관련 주장은 한 축인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탄핵할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측에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의 잘못을 주장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밖에 검찰이 계획적 범행 입증을 위해 제시한 증거에 모두 반박 논리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니코틴 치사량을 인터넷 검색한 이유는 현 남편이 애연가였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졸피뎀은 '버닝썬' 사건 기사를 읽고 호기심에서 검색했다고도 했다.

'초호화 변호인단' 구성이 알려진 이후 비난 여론에 사임했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인의 복귀도 공세적 전략의 배경이다. 피고인 측 선임계를 낸 A변호사는 법무법인 금성에 사표를 내고 이번 재판에 합류해 고씨와 여러차례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A변호사는 "고씨의 범행 의도 판단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보여 수임을 힘들게 결심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리는 가운데 일반인 방청객들이 공판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리는 가운데 일반인 방청객들이 공판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고유정 측이 적극적 공세로 나왔지만 기존 증거로도 계획적 범행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증거가 명백한 대형 사건에서는 피고인 측이 논란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재판을 끌고가는 전략을 선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리 이전에 상식에 따르면 판단은 간단하다"며 "국과수 분석 결과 피해자 혈액에서 수면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것이나 범행에 사용할 흉기, 증거를 없애기 위한 세척제를 미리 구입했다는 것 등만으로도 검찰이 계획적 범행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적 범행이 인정되면 징역 23년에서 무기징역 선고가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만약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되면 징역 10~12년 수준일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한 점은 재판에 큰 변수는 되지 않을 전망이다. 고씨측이 범행을 부인한다면 논란이 있지만 시신 훼손·은닉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2015년 경기도 화성 60대 여성 살인 사건도 시신을 찾지 못했으나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등 시신 없이도 중형이 내려진 다양한 판례가 있다.

이밖에 고유정 측은 의붓아들 살인 의혹을 제기한 현 남편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 사건의 다음 공판은 9월2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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