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검찰개혁' 조국 VS '검찰주의자' 윤석열
입력: 2019.08.10 00:01 / 수정: 2019.08.10 01:28
법무부 장관으로 후보로 지명을 받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 마치고 승강기를 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법무부 장관으로 후보로 지명을 받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 마치고 승강기를 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수사권 조정 호흡 맞을지 관심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예상대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조국 카드를 꺼낸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 기용과 함께 검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이번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서 검찰 개혁을 지휘해왔다.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검찰 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며 이순신 장군의 한시를 인용해 포부를 밝혔다.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시 '진중음'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원문의 줄임말이다. 바다에 맹세하니 고기와 용이 움직이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는 의미다. 법무부 장관으로 최종 임명되면 검찰개혁을 비롯한 법무부 혁신 등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또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품 넓은 강물이 되어 세상 여러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게 되면 민정수석 시절 입안했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추진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검찰권을 최대한 약화시키려는 조 후보자와 검찰조직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검찰주의자' 윤석열 총장의 '궁합'이 맞을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아직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직접수사권은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면서도 "수사지휘는 결국 검찰과 경찰의 커뮤니케이션인데, 지휘라는 개념보다는 상호협력 관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필요하다는 의미로 정부안과는 다른 입장이다. 다만 국회 논의에 저항할 뜻은 없다고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전임 문무일 총장이 5월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지정되자 해외 출장 도중 귀국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반발한 것과는 대조된다.

하지만 윤 총장이 개혁 논의에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최근 간부 인사로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더해 조직 장악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다만 두 사람의 인선이 예고된 대로 진행된 만큼 이미 윤 총장과 조 후보자가 검찰 개혁을 놓고 어느 정도 조율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4대 김준연 (1950.11~1951.05)(왼쪽)/65대 박상기 (2018.07.19~) 비 사시 출신 법무부 장관 /법무부
4대 김준연 (1950.11~1951.05)(왼쪽)/65대 박상기 (2018.07.19~) 비 사시 출신 법무부 장관 /법무부

조 후보자는 만 16세 때 서울대 법대에 최연소 입학했으며, 만 26세에는 울산대 법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에서 로스쿨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66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사법시험 출신이 아닌 세번째 장관이 된다. 비 사시 법무부장관은 1950년 11월 김준연 당시 국회의원(1971년 작고)과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지난해 7월 임명된 박상기 현 장관 등 2명 뿐이다.

조 후보자는 9일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함께 청문회 절차를 위한 각종 서류 작성과 자료 준비 등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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