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검찰은 지금 '특수통' 시대...여성 검사도 약진
입력: 2019.08.01 05:00 / 수정: 2019.08.01 06:02
지난 2월11일 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왼쪽)와 신봉수 당시 특수1부장(가운데), 송경호 당시 특수2부장(오른쪽)/뉴시스
지난 2월11일 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왼쪽)와 신봉수 당시 특수1부장(가운데), 송경호 당시 특수2부장(오른쪽)/뉴시스

'윤석열 사단' 전진배치...삼성 수사 8월 재개될 듯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지난달 31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의 특징은 앞선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와 마찬가지로 권력형 비리 수사에 정통한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이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인지수사 부서에 여성 부장검사가 발탁되는 등 여검사들이 대거 발탁된 점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신봉수,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 2,3차장은 특수 1,2부장에서 나란히 승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함께 조사했다. 신 2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2008년 BBK 특검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사법농단 의혹도 수사했다. 송 3차장은 지난해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전담을 비롯해 공직자·기업비리 등 특별수사를 총괄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로 해석된다. 신자용 신임 1차장은 국정농단 특검팀,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를 거치며 윤 총장과 손발을 맞췄다. 세 사람 모두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검사다.

신봉수(왼쪽 두번째부터)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와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 등이 2018년 4월 2일 구속 수감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사를 위해 서울동부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신봉수(왼쪽 두번째부터)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와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 등이 2018년 4월 2일 구속 수감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사를 위해 서울동부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및 박영수특검,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 사건을 수사한 이복현(32기) 원주지청 형사2부장도 특수 4부장으로 임명되며 서울중앙지검으로 복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공정거래 범죄 사건을 전담해 왔던 구상엽(30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특수 2부장에는 고형곤(31기) 남원지청장, 특수 3부장에는 허정(31기) 광주지검 특수부장이 각각 전보됐다. 고 신임 특수2부장은 박영수 특검팀에서 최순실 씨를 조사한바 있다.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 사건을 처리할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는 신흥석(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임명됐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할 대검찰청 대변인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수사한 권순정(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시 파견에서 복귀하는 박재억(29기) 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 각각 맡는다. 검찰의 인사·예산을 관리하는 법무부 검찰과장은 진재선 형사기획과장이 임명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검찰 내 특수통 검사들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던 주요 수사 성공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사단이 핵심 보직을 독차지한 균형 잃은 인사라고 비판한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로 임명된 신자용 당시 박영수 특검팀 파견검사가 2016년 12월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로 임명된 신자용 당시 박영수 특검팀 파견검사가 2016년 12월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중앙지검 부장검사에 여성 5명...공인전문검사 '약진'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 도드라진 점은 여성 검사의 중용이다. 김윤희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이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장에 임명되는 등 5명의 여검사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보임됐다. 사상 최초다. 형사6부장에는 이영림 대검 인권기획과장, 형사9부장에는 박성민 속초지청장, 공판2부장에 김남순 대검 수사지원과장,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에는 유현정 대검 양성평등정책관이 각각 임명됐다.

서울과 거리가 가까워 선호 근무지청으로 꼽히는 성남지청장과 여주지청 자리도 여검사들이 차지했다. 검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지청장 임명이다. 성남지청장에는 이노공(26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여주지청장에는 박지영 법무연수원 교수(29기)가 가게 됐다.

이 신임 성남지청장은 직전 서울중앙지검 개청 이래 첫 여성 차장검사로 발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부장검사는 2006년 여검사로는 처음으로 법무부 검찰과에 근무한 이래 인사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 2017년 형사6부장 등 여러 부서를 여성 최초로 두루 거쳤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연수원 동기다. 남편인 고범석 변호사 역시 역시 연수원 동기로, 사법연수원 교수직을 끝으로 올해 3월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성남지청장에 임명된 이노공(26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대검찰청 제공
신임 성남지청장에 임명된 이노공(26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대검찰청 제공

전문성 등이 입증된 여검사들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 하다. 대검찰청 마약과장에는 마약범죄 공인전문검사인 원지애(32기) 제주지검 형사 3부장이, 법무부 법무과장에는 김향연(32기) 안산지청 부부장검사가 여검사 최로로 임명됐다. 김향연 부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관련 학위, 전문사건 처리 실적 등을 인정받아 공인전문검사, 블루벨트 자격을 취득했다. 검찰은 지난 2013년부터 공인전문검사 인증제도를 도입해 검사 개개인이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독려했다.

법무부는 "26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3일 신속한 후속(중간간부급)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을 정비해 당면한 현안 수사와 공판 등의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됐다"고 이번 인사를 자평했다.

고위 간부에 이어 중간 간부 인사까지 윤 총장과 호흡이 맞는 검사들이 핵심 지위에 대거 배치되면서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친정체제'가 구축됐다. 특히 윤석열(검찰총장)-한동훈(대검 반부패.형사부장)-송경호(서울중앙지검 3차장)로 이어지는 핵심 수사 지휘라인 유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공백을 최소화 시켰다. 수사 연속성 및 안정적 마무리를 도모하겠다는 윤 총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삼성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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