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트렐로' 새로운 증언…김경수, 돌파구 찾나
입력: 2019.07.26 05:00 / 수정: 2019.07.26 10:46
25일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다른 정황이 발견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더팩트DB
25일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다른 정황이 발견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더팩트DB

'킹크랩' 개발자 "김 지사에게 시연회 했다는 말 못 들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11월 9일 경기도 파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보고 개발을 승인해 범죄를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25일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공판에서는 1심 재판부의 판단과는 다른 정황이 발견됐다. 1심 재판부가 김경수 지사가 킹크랩 개발을 승인했다고 본 11월 9일 이후에도 개발은 더뎠고 드루킹 김동원씨가 개발자에게 일을 독려한 적도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경수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한 11월 9일 이후 댓글조작 프로그램이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김지사가 당시 개발을 승인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는 1심 재판부의 해석과는 좀 다르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모 씨는 '트렐로'라는 이름으로 경공모 회원으로 활동한 프로그램 개발자다. 킹크랩을 개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은 매크로 프로그램, 관리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구성된다. '둘리' 우모 씨가 매크로와 앱 개발을, 강씨는 관리 프로그램과 인터페이스 개발을 맡았다. 우씨는 실전 경험이 1년 남짓이었으며 강씨는 IT기업에 근무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댓글 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50)씨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 이새롬 기자
'댓글 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50)씨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 이새롬 기자

강씨는 2016년 10월 초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선플' 작업을 할 시스템을 개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뒤 10월16일 앱 개발자인 우씨와 첫 회의를 열었다. 강씨는 킹크랩 외에도 경공모의 회원관리 시스템 개발도 의뢰받았다.

킹크랩 개발회의는 10월에 3번, 11월에 2번, 12월에 3번 열렸다. 김 지사가 개발을 승인했다는 11월, 회의 주기는 매주에서 격주로 바뀌며 오히려 횟수가 줄어들었다. 강씨는 이날 공판에서 "제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나야 회의를 잡을 수 있고 회원관리 시스템 개발도 해야 했다"며 "킹크랩 개발을 촉박하게 재촉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원 씨가 개발 데드라인을 정해준 것도 없었고 자신은 회원관리 시스템 개발에 더 신경을 썼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경수 지사가 방문했다는 11월 9일 바로 다음날인 10일 킹크랩 개발회의가 또 열렸다. 강씨는 "그날 만난 우씨에게 김경수 지사가 다녀갔다든가 그날 프로그램을 시연했다는 말을 들은 적 없다"며 "개발 일정을 서두르거나 달라진 분위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킹크랩 시연회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처음 들었다고 했다.

'트렐로' 강씨는 시연회가 있었다는 11월 9일 당시 킹크랩은 제 성능을 보여줄 수 없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개발을 맡은 관리 프로그램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우씨가 개발을 맡은 분야만으로는 기초적 동작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킹크랩은 2016년 12월쯤부터 정상적으로 가동됐으나 2017년 1~3월에도 계속 테스트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지사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11월9일 이후 로그 기록을 봐도 이전과 변화가 없다"며 "9일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보고 승인한 것을 기점으로 킹크랩 개발이 본격화됐다는 1심의 판단과 다르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8월22일이며, 9월5일에는 김경수 지사 측이 신청한 증인 드루킹 김동원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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