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검찰총장 윤석열 '세마리 토끼' 잡을까
입력: 2019.07.17 05:00 / 수정: 2019.07.17 08:59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국회=남윤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미소짓고 있다./국회=남윤호 기자

검찰개혁·적폐수사·정치적 중립성 시험대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은 2년간 검찰개혁과 적폐수사 완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큰 과제를 떠안게 됐다.

먼저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안을 놓고 국민적 개혁 요구와 검찰 내 목소리를 어떻게 조화 시킬지 관심사다.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윤 신임 총장의 입장 중 핵심은 수사지휘권 사실상 유지와 경찰 1차 수사종결권 부여에 대한 완곡한 반대다.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라는 명분과 전체 검사의 80%를 차지하며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형사부 검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청문회 준비 기간 중 형사부 검사들과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논의를 거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정부여당 안과 간극이 있어 윤 총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다만 윤 총장은 공수처 설치는 동의하는 편이며 수사권 조정 문제도 문무일 현 총장보다는 전반적으로 논의에 유연성을 보인다는 차이점도 있다. 또한 검찰의 본질은 소추에 있다며 직접수사권은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문무일 총장의 '해외출장 중 항명' 당시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우려하는 검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의견을 보인 바도 있다.

검찰이 벌이는 적폐 수사 마무리도 윤 총장의 몫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 공소유지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가장 관건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소환과 기소 여부가 주목된다. 윤 총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 시절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킨 적이 있다. 최근 일본의 무역제재라는 변수도 두 사건에 모두 작용한다. 사법농단 사건의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일본이 시비를 거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정당성이 좌우될 수 있다. 삼성 반도체가 무역제재 국면에서 부각되면서 이 부회장의 명운 또한 윤 총장의 손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재판일인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박영수 특검(왼쪽)과 윤석열 특검이 들어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재판일인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박영수 특검(왼쪽)과 윤석열 특검이 들어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 난동 사건으로 고발된 여야 국회의원 109명의 처리도 윤 총장의 손에 달렸다. 아직 경찰 수사 단계지만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라 이목이 집중된다. 고발된 대부분 의원이 공직선거 출마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자유한국당의 조직적 반발도 예상된다.

한국당은 청문회 때 윤 총장을 괴롭힌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재수사 차원에서 윤 전 세무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당시 수사 지휘 라인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와 최교일 의원(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어 야당에게도 유리하지만은 않다.

윤 총장의 임기는 2021년까지라 집권 후반기 현 정부에도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도 있다.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생전 윤 총장이 후보로 내정되자 "윤석열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도 대단하다. 현 정부도 그에게 걸리면 죽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석열 체제에서 진행될 모든 수사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평가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확실히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한 바 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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