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투쟁 일베 용서 못해"…세월호 유가족, 모욕죄로 고소
입력: 2019.06.24 15:39 / 수정: 2019.06.24 15:39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2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전 희생자를 위해 묵념하고 있다. /송주원 인턴기자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24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전 희생자를 위해 묵념하고 있다. /송주원 인턴기자

"5년간 참았지만 면죄부 받은 듯 행동"

[더팩트ㅣ송주원 인턴기자]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와 보수단체 소속 회원을 모욕죄로 고발했다. 이들이 지난 2014년 9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장에 나타나 이른바 ‘폭식투쟁’을 벌이며 유족을 조롱한 데 따른 것이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한 일베 폭식투쟁 가해자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고 장준형 군 아버지이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장훈 위원장은 "2014년 9월 일베와 극우단체 회원은 목숨보다 중한 아이를 잃은 부모 마음을 칼로 도려냈다. 유가족은 희생자를 모욕하는 그들의 언행을 2019년인 지금까지 참아왔다"며 "우리 아이를 죽인 살인자를 처벌하라는 부모의 정당행위를 모욕한 자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베와 자유청년연합 회원 100여 명은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먹거리 집회를 열고 치킨과 피자 등을 먹었다. 당시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었다. '폭식투쟁'이 끝난 후에도 SBS 김성준(55) 앵커와 가수 레이디제인(35)이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이를 비난하자 일베 회원들에게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을 당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송주원 인턴기자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송주원 인턴기자

이날 사회를 맡은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폭식투쟁 후 몇몇 가해자들은 단식농성장을 다시 찾아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행동을 한 것 같다. 우리는 용서해 달라’고 말하더라"며 "유족을 향한 조롱과 모욕이 일상화된 우리 사회 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사무처장에 따르면 참고인은 세월호참사 유족 136명, 피고소인은 폭식투쟁에 참가하거나 유족과 희생자를 비방한 성명 불상의 일베 및 보수단체 회원으로 사례는 총 5000여 건에 달한다.

오민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모욕죄 공소시효인 5년을 두 달여 앞두고 고소장을 제출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유족들은 2014년 9월 6일 단식 55일 째에 접어든 시점에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문제 삼기 싫어서 참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그 시간 동안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5년이 지나든 10년이 지나든 그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처벌받지 않는 한 세월호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했다.

최근 헝가리 유람선 사고 때 일부 일베 회원이 세월호 유족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도 고소고발에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일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직접 제출했다. 또 당시 먹거리 집회에 참여한 가해자를 더 많이 제보해 달라고 촉구했다. 가해자 제보는 21일 오후 6시까지 4.16연대 공식 이메일(2019sewolhogobal@gmail.com)을 통해 받을 예정이다.

ilraoh_@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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