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없이 머리카락으로…묵묵부답 일관[더팩트|문혜현 기자]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 씨가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머리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가려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6일 오후 고 씨는 제주 동부경찰서 1층 진술녹화실에서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에 입감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의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씨는 경찰서 내부를 이동하는 동안 마스크나 모자 없이 나타났지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필사적으로 가린 채 유치장으로 황급히 이동했다.
그동안 고 씨는 제주 압송 후 언론에 나타날 때마다 모자를 눌러 쓰고 외투로 상체를 철저히 가려왔다. 그는 범행 동기와 계획 범행 여부, 유족에 대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 씨는 지난 4일 제주지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급격한 심경변화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는 지난 1일 충북 청주시의 자택에서 긴급체포돼 제주로 압송된 후 유치장에서 지내며 식사를 거르지 않았고 경찰 조사에서도 평온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고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기 전 포토라인에 섰고, 법원에서 빠져나올 때는 피해자 유가족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고 씨는 그 이후 식사량이 현저히 줄었고 조급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피의자는 구속수감된 이후 심경에 변화가 생겨 적극적 진술을 하거나 변호인을 자주 만나고 싶어한다"며 "고유정의 향후 진술태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씨는 지난달 25일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 씨를 만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고 씨가 전남 완도행 배편을 이용해 제주를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 거주지를 확인해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는 고 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지난 2일 해경에 수색협조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시신을 찾진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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