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건강 때문에 불출석…자숙하며 살겠다"
[더팩트ㅣ송주원 인턴기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MB집사'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본인의 항소심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 전 기획관은 21일 서울고법 제3형사부(배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물론 3월 19일, 4월 23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본인의 항소심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공판에는 아들이 대신 출석해 부친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들며 “한 달이라는 시간을 주시면 꼭 좋은 모습으로 (부친이)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재판부에 간청했다.
김 전 기획관은 재판부와 약속을 지켰다. 아들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섰다. 피고인석에서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휠체어에 앉은 채 재판에 임했다. 신상을 확인하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다소 말을 더듬었으나 이름과 나이, 등록기준지 등을 모두 직접 대답했다. 현재 거주지를 묻는 질문에는 “요양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6회, 본인 항소심 공판에 2회 불출석한 것을 두고 “건강이 좋지 않아 그간 재판에 나오지 못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매우 죄송하다. 앞으로 자숙하며 살아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김 전 기획관의 출석 소식에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제1형사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증인신문기일을 24일로 지정했다. 지난 20일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거듭 강조한 증인신문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증인소환 7회 만에 ‘40년 지기’ 이 전 대통령과 대면할지 주목된다. 김 전 기획관은 앞서 국정원 특활비, 삼성 뇌물수수 등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시인하며 불리한 증언을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특활비 4억원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뇌물 혐의는 무죄, 국고 손실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구형한 상태다. 김 전 기획관의 항소심 최종선고는 다음달 4일 오전 10시 20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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