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강원랜드 비리' 권성동 3년 구형에도 여유
입력: 2019.05.14 05:00 / 수정: 2019.05.14 05:00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검찰 해괴한 수사 행태에 실소"...6월24일 선고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송은화 기자] "채용비리 범행은 공정사회 기반을 뒤흔들고, 사회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는 중대범죄다."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13일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밝히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의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데다, 객관적 자료가 있음에도 부정하고 있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된 중대사안에 대해 범행을 전면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권 의원은 (강원)지역 유력 국회의원이라는 지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강원랜드 현안 해결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울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강원랜드는 권 의원의 청탁을 거절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 청탁 대상자 16명 중 11명이 자기소개서와 면접 조작 등으로 점수조작을 했고, 이를 통해 부정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의원이 채용청탁을 한 대상자의 취업률은 68%로 통상의 10%보다 높았다"고 지적하며, "(권 의원은) 부정채용이라는 불법적인 결과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거나 미괄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권 의원은 "그동안 검찰의 해괴한 법리구성과 수사 행태에 실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사실관계 인정의 문제점과 검찰의 수사권 남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 의원측 변호인도 "당시는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전이어서 실정법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도 않지만, 권 의원은 강원랜드에 채용된 교육생의 부모 누구에게도 채용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청탁 시기나 장소를 기억 못하는 등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음을 강조하며, "최 전 사장은 기억에 따른 진술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전 사장은 올해 1월 본인의 채용비리 재판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아 구속된 상태다.

권 의원은 13일 결심공판 시작부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공판 시작 전에는 변호인과 웃으면서 재판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오후 3시 40분쯤 재판이 휴정됐을 때는 법정 밖으로 나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도 검찰 측이 구형 전 의견진술을 할 때 제시한 PPT 설명자료 등을 보면서는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변호인에게 바로바로 수정할 부분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했다.

또 검찰 측이 권 의원의 고향친구이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강원랜드 리조트 본부장 전 모씨에게 강원랜드 임원 중 임기 2년 마치고 연임한 사람이 본인 말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는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같은 질문과 대답을 여러 차례 반복하자, 이 모습을 지켜보던 권 의원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전 모씨에 대해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인사팀 등에 압력을 넣어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3년 9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당시 강원랜드 최흥집 사장에게 "감사원의 감사를 신경 써 달라" 등의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었던 김 모씨를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고교 동창이자 과거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또 다른 김 모씨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권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을 오는 6월 24일로 예정했다.

happ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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