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무사를 통신비밀보호법 혐의로 고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송주원 인턴기자 |
민변 등 시민단체 고발장 제출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송주원 인턴기자]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 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수사과정에서 민간인의 통화를 무작위 감청한 혐의로 고발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디지털보호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무사를 통신비밀보호법(이하 통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에 고발된 기관은 기무사 외에 전파관리소,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현 과학정보기술통신부), 청와대 등이다.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서채환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과정에 관여할 권리가 없는 기무사가 대검찰청에 미래부 산하 10개 전파관리소를 활용해 감청할 것을 제안한 문건이 발견됐다"며 "범죄행위를 수사해야 할 대검이 (기무사에) 업무협조를 요청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기무사의 불법행위를 묵인한 대검 역시 시민 일상을 파헤쳐 국민 기본권을 기만했다"며 직무유기 및 통비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무사는 군사용 기동방탐장비와 전파관리소 전파감시설비를 이용해 2014년 6월 10일~7월 22일 민간인 통화내역 71건 등 약 2만2000건의 통신내역을 광범위하게 청취 및 녹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통비법 상 감청은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거나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경우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허가 하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은 "방첩활동이 주 업무인 군 기무사가 민간인을 감청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이를 문제 삼기는커녕 협조까지 부탁한 대검을 보고 ‘이 나라에 법이 있나’ 싶어 허탈했다"고 규탄했다.
양 소장은 "어차피 검찰도 관련자라는 생각에 어제까지도 (대검 고발을) 고민했다"며 "별도 수사팀을 개설해 기무사 관계자는 물론 청와대 내 관련 공무원까지 전원 다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무사 민간인 불법감청 논란은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8일 '세월호TF' 일일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보고서에 포함된 문건은 ‘검찰, 유병언 검거에 미래부 전파측정팀 활용 검토 긴요’, ‘방탐장비에 의한 감청 위법성 극복 방안’ 등이다.
민변 등이 고발한 불법감청 연루 인사에는 김기준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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