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여환섭 단장, 김학의 재수사 '꼬리 자르기' 우려"
입력: 2019.03.30 00:10 / 수정: 2019.03.30 11:04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당시 광주고검장)이 2012년 8월 이임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광주고검 제공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당시 광주고검장)이 2012년 8월 이임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광주고검 제공

문무일 "1·2차 검찰 수사 의혹 남겨" 실패 첫 인정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누구에게 수사를 맡기는지를 보면, 수사를 맡긴 자의 의중이 엿보이고,수사 결과까지 다소간 예상할 수 있지요. 어이없고, 황당함을 넘어서는 참혹함에 할 말을 잃습니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검찰이 29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범죄 의혹 등을 수사할 '검찰 과거사위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을 구성하고, 단장에 여환섭 청주지검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임 검사는 "여환섭 특별수사단장 기사들을 보니 호평이 많이 보이지만, 검찰의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되어 참혹하다"며 "특검을 부르는, 공수처 도입을 위한 검찰의 자충수일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여 검사장은 2017년 4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때 몸통인 청탁자들을 뺀 채 최홍집 사장을 불구속으로 핀셋 기소한 춘천지검 부실 수사로 검찰이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았을 때 그 사건 대검 지휘라인(대검 반부패부 선임 연구관)이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2015년 발생한 진 모 전 검사의 후배 검사 성추행 사건도 거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비롯해 당시 대검 대변인이던 여환섭 단장 등이 이 사건 은폐에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임 검사는 "검찰이 2015년 당시 거짓 해명으로 국민들을 우롱했던 대검 대변인을 단장에 지명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캡쳐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캡쳐

여 단장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24기로 수료하고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별수사 분야 검사로 알려졌으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대변인과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성남지청장 등을 지냈다. 2018년 6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청주지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권력형·대기업 비리 사건을 주로 맡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을 구속시킨 적이 있다. 2008년 김학의 전 차관이 춘천지검장일 때 부부장검사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 단장 임명은) 수사 능력과 평가 등을 고려한 검찰총장의 지시"라며 "근무 연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0월 2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검찰청 5층 중회의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대전고검, 광주·대전·청주·전주·제주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답변하고 있다.
2018년 10월 2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검찰청 5층 중회의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대전고검, 광주·대전·청주·전주·제주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답변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9일 오후 퇴근길에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1,2차에 걸쳐 수사를 했으나 의혹을 다 불식시키지 못했던 이력이 있다"면서 "그러한 점에 유념해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여 단장을 포함해 차장검사 1명, 부장검사 3명, 평검사 8명 등 검사 13명으로 구성됐다. 차장은 조종태 성남지청장이 맡고, 부장검사급으로는 강지성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장, 최영아 청주지검 형사3부장,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가 차출됐다. 수사단 사무실은 이 사건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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