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7일 오후 예정된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을 3월 11일로 연기한 뒤 구인 영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
보수단체 "전두환 대통령 지켜야 한다" 반발
[더팩트|연희동=문혜현 기자] 고 조비오 신부와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7일 오후로 예정된 재판에 불출석했다. 전 씨 불참으로 재판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오는 3월 11일 그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해 재판을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201호 법정에서 전 씨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전 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고열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송구하다"며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와 독감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전 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공소 사실 확인 등 정식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한 뒤 재판을 마무리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1일 오후 2시 30분 열릴 예정이며, 이때는 전 씨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전 씨 측이 '신경쇠약'을 이유로 세 번째 재판 연기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알츠하이머 등의 사유를 들어 재판을 서울에서 받게 해 달라는 요청도 거부했다.
앞서 전 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던 조 신부에 대해 "조 신부는 (헬기사격을 봤다는) 허위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며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와 5·18단체들은 지난 2017년 4월 22일 전 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검찰은 1년여 간의 수사를 통해 지난해 5월 3일 "헬기사격에 대한 목격자 진술과 각종 자료가 다수 있음에도 조 신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고 전 씨를 기소했다.
이날 오후 2시 전 씨의 자택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벌이던 우익 보수단체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듣자 "두 달 남았는데 우리는 전두환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오늘 오신 분들은 3월 11일도 와서 전 대통령을 막아야 한다. 안 오면 이름을 적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씨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던 자유대한호국단은 전 씨의 재판 연기와 강제 구인 소식을 접하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덕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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