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왼쪽)이 8일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학부모를 위로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
사회복무요원의 장애학생 폭행에 대한 대책 마련 긴급간담회 개최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더팩트>가 단독 보도한 ''폭행과 조롱'…서울 인강학교 장애학생들은 두 번 운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장애 학생들의 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자 교육부와 병무청이 전국 150개 특수학교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8일 오후 2시 특수학교 사회복무요원의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를 찾아 학부모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유 부총리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다. 특수학교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특히 "특수학교 인권침해는 약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의 경우 기관별 대책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 부총리를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김태화 병무청 차장,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장, 이승헌 인강재단 이사장, 이수정 인강학교 교장대행, 정순경 서울특수학교 학부모협의회 대표,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인강학교 재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학생 학부모 이 씨는 "중증복합장애라 표현도 못하는 아이들이 화장실을 폭행 장소라고 말한다"며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며 울부짖었다. 정순경 서울특수학교 학부모협의회 대표는 "사회복무요원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특수교육 보조 인력을 확충하거나 교육청 차원에서 특수교육 보조인력 확보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학부모 A씨는 "동영상에 우리 아이는 없었다. 이후 담임 선생님과 3명의 선생님이 집에 찾아왔고 동영상에 아이가 없으니 우리 아이는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확인해 보니 우리 아이가 1년 내내 가장 많이 맞은 아이였다. 내가 아이 교육을 위해서 1주일에 학교를 두 번씩 와서 선생님들을 만나왔는데 어떻게 뻔뻔하게 그럴 수 있냐"며 울부짖었다.
폭행을 가해한 사회복무요원뿐만 아니라 이를 알고도 방치한 교사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부모 B씨는 "다 알고도 묵인한 교사들의 자격이 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특히 자폐가 있는 아이들은 자해를 많이 한 곳을 집중해서 때렸다고 들었다"며 "다른 곳에 보내고 싶어도 보낼 곳이 없다. 억장이 무너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유은혜 장관/임영무 기자 |
서울인강학교 피해학생 학부모들이 8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 강당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유은혜 장관과 대화를 나누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임영무 기자 |
유은혜 장관과 조희연 교육감이 피해자 어머니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이덕인 기자 |
유 부총리는 학부모의 증언과 인강재단 이사장, 서울특수학교 학부모협의회 대표 등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말을 모두 들은 후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교육부와 병무청이 힘을 합쳐 인강학교 재학생 127명에 대한 피해여부를 전수조사겠다"며 "동시에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전국의 특수학교 150개도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특별 테스크포스를 꾸려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병무청도 인강학교 폭행 사건에서 드러난 민낯에 대해 송구함을 느끼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가칭 특수학교 교육 정상화 추진단을 만들어 서울시와 교육부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의견을 적극 수립하겠다"며 "인강학교의 교직문화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울 내 특수학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 다른 특수학교 교직원들의 인권 교육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김태화 병무청 차장은 "복지 시설이나 특수 학교 등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선정된 인원 중에서도 우수한 자원이 갈 수 있도록 배정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방서와 보건소 등에 배치되는 사회복무요원은 자체 직무교육 해당 관할에서 받고 있는 반면 특수학교 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은 직무교육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복무 지도관 인력을 확충함과 동시에 특수학교에서 복무하고 있는 1400여 명의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더팩트>는 지난 6월 발달장애 특수학교인 서울인강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이 상습적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3개월에 걸쳐 다방면으로 취재를 한 결과 사회복무요원들의 상습적 폭행과 학대를 확인했으며 보호를 받아야할 지적 장애 학생들이 학교 측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4일 이를 단독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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