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지난 경영진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지는 최대현 아나운서. MBC는 18일 최 아나운서 등 몇 인원들에 대한 해고 조치 등을 감행했다. /MBC |
사내 블랙리스트 작성해 지난 경영진에 보고 → 업무 배제 등 보복 조치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MBC가 18일 인사발령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영진에 사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보고하는 등의 인원들에 대한 대규모 중징계를 단행했다. 블랙리스트 명단을 직접 작성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최대현 아나운서와 권지호 카메라 기자 등이 해고됐다.
최 아나운서와 권 기자 외에 보도국 국장과 부장 각 1명, 경영 지원국 부장과 차장 각 1명은 정직 및 감봉 징계를 받았다. 디지털기술국 부장 1명은 근신 처분을 받았다.
MBC측은 이번 조치가 지난 4월2일 발표한 MBC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알렸다. 당시 MBC 측은 감사 결과 사내 블랙리스트 및 방출대상명단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 및 보고했고 권 기자는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 및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아나운서의 경우엔 '선거 공정성 의무 위반' 등도 해고 사유에 들어갔다.
이들이 작성 및 보고한 블랙리스트에는 MBC 직원 78명의 이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노조 활동 등으로 경영진과 마찰을 빚은 직원들로 이후 대부분 주요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2년 MBC에 입사한 최 아나운서는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배현진·양승은 아나운서 등과 함께 지난 2012년 장기 파업 당시 파업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이들은 복귀 직후 요직에 배치됐다. 함께 했던 배현진 전 아나운서는 현재 MBC를 퇴직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재보궐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 아나운서는 또 '극우 정치 성향 논란'에도 여러번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이들과 같은 입장으로 정권 교체 이후 MBC 내 탄압을 주장하고 있는 김세의 MBC 기자는 자신의 SNS에 최 아나운서 해고를 언급하며 "나 역시 이달 중 해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기자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동조 안하면 이렇게 망신만 당하다가 해고된다. 왜냐하면 자신들만 정의롭다고 생각하니까"라며 "나 역시 이달 중에는 해고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직도 가족돌봄휴직을 무시하나. 벌써 한 달이 가까워지는데 사측은 여진히 휴직 승인을 안 하고 있다. 해고시킬 생각만 하고 있으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황당한 사유로 나를 해고할지 기대된다. 아니면 어설프게 정직시킬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부당징계 소송할테니 마찬가지다"라며 "검찰은 조속히 직원 이메일 사찰 수사하라. 최승호 사장의 MBC가 증거인멸할 시간주나"라고 했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