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피의자는 왜 '조현병'을 말했을까?
입력: 2018.04.03 00:00 / 수정: 2018.04.03 00:00

2일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인 20대 양 모 씨는 군 가혹 행위 등으로 조현병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이날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으로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양 씨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경찰에 연행되던 당시. /서초구=이동률 인턴기자
2일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인 20대 양 모 씨는 "군 가혹 행위 등으로 조현병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이날 방배초등학교에서 인질극으로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양 씨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경찰에 연행되던 당시. /서초구=이동률 인턴기자

방배초 인질범 "군 가혹 행위 등으로 조현병 생겼다" 주장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 인질극을 벌인 20대 양 모(25) 씨는 경찰에 붙잡힌 후 "조현병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왜 갑자기 조현병이 있다고 했을까.

양 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학교 보안관에게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며 행정실에서 서류를 발급받은 후 교무실로 들어갔다. 그는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학급 물품을 가지러 온 학생 6명 중 1명을 붙잡아 목에 칼을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양 씨는 경찰과 약 1시간 동안 대치했다. 양 씨는 11시 43분께 학교에 침입해 4학년 여학생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를 벌였고 낮 12시 47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피해 학생은 다행히 외상 등 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추후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대화 중 물을 받아 마시던 중 간질 증세를 보여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 후 오후 4시 30분께 서울 방배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서에 도착한 양 씨는 "군에서 가혹 행위, 부조리, 폭언, 질타 등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압박을 받아 조현병이 생겼다"며 "보훈처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2014년 7월에 제대를 했는데 4년 동안 청와대, 보훈처, 서울시, 국민인권위원회 어디서도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양 씨는 2015년 11월 19일 간질(뇌전증) 장애 4급으로 복지카드가 발급됐다. 양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군 제대 이후 복지카드가 발급된 것이다.

사진은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인질극의 피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
사진은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인질극의 피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

양 씨의 주장대로 조현병을 앓고 있다면 이번 인질극으로 인한 처벌은 정상인보다 가벼울 수 있다. 정신질환 범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병 혹은 정신질환 범죄의 경우 '심신미약'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2014년 조현병을 앓던 40대 김 모 씨는 친부를 살해했다. 대구고법은 징역 7년 형을 선고하고 치료감호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아버지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죄질이 나쁘고 윤리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릴 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현병으로 인한 범죄는 그동안 수차례 벌어져 왔다. 지난 2016년 강남역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의 피의자 김 모 씨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 씨를 심리 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전세준 변호사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있는 피의자는 어린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보는 경우"라며 "정신질환이 있는 피의자의 경우 검사를 받는다. 아주 심각한 경우는 검찰이 입관해서 직접 검사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에서 정신질환으로 나오면 '환자'로 본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엄하게 벌하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피의자는 일반인과 달리 본다. 이런 이유로 형량이 줄어들거나 치료감호 형을 내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현병의 대표적 증상은 '망상·환각·충동장애'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며,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흔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cuba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