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화여대서 미투 폭로…무분별한 악플 '2차 가해' 우려
입력: 2018.03.08 00:00 / 수정: 2018.03.08 00:00

이화여대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움직임이 나왔다./더팩트DB
이화여대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움직임이 나왔다./더팩트DB

[더팩트 | 김소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퇴임 교수가 재직 중 성추행을 했다는 '미투(Me too)' 폭로가 나온 가운데 피해자를 향한 자극적인 댓글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이화여대 등에 따르면 최근 이화여대생 커뮤니티에는 정년 은퇴한 A 교수의 성추행에 대한 폭로 글이 올라왔다.

A 교수 학과 학생이었던 작성자는 "2016년 5월 스승의날 일주일 후 인사를 하러 찾아갔더니 연구실로 오라고 했다"며 연구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작성자는 형사 고려도 고려했지만, 2차 피해를 우려해 고소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대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용기를 내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무분별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폭로와 관련된 기사에 "왜 이제야 말하냐", "며칠 째 미투냐. 그만하라"는 식의 일부 네티즌의 2차 가해가 잇달아 눈총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dud4****)은 "어딜 만지냐고! 어딜 만져!"라고 '미투' 폭로 피해자를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dugo****)은 "교수를 믿나. 학생을 믿나"라며 "남자를 믿나. 여자를 믿나. 얻는 쪽을 믿나. 주는 쪽을 믿나."라고 조롱했다.

피해자가 본인의 신분을 밝혀야 믿어주겠다는 식의 댓글도 있었다. "이대 피해녀분들 실명 대고 떳떳히 미투하자. 음지에 숨지 말고 양지로 나와서 소신 있게 정의를 구현하자. 국민들이 지켜줄 테니 걱정 말아라. 그래야 무고죄 논란도 없다"는 내용의 한 네티즌(powe****)의 댓글과 또 다른 네티즌(expr****)의 "이대는 믿고 걸려야" 댓글이 그 예다.

뒤늦은 성폭력 피해 고백 사실을 근거로 믿지 못하겠다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lch9****)은 "나중엔 1950년 6.25때 미투도 나오겠다"고 했다. "그 당시에 신고하지 왜 이제와서 하나. '미투'하는 애들 가만 보니 다 못 뜨거나 못 나가는 애들이다. 성 거래 하고 못나가는 애들은 왠지 억울해서 수십년 지나서 저런 짓을 하는 거다"라는 식의 댓글을 단 네티즌(ghos****)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악의적 댓글이 피해자들의 수치심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명확한 근거 없이 일부 정보만을 토대로 무분별하게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는 식의 댓글도 추가 피해를 낳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대학계 '미투 운동'은 배우 조민기 청주대 연극학과생 성추행 폭로로 시작돼 명지전문대, 경성대, 성신여대 등으로 퍼졌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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