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왜] 울먹인 박근혜 국선변호인, '평창올림픽' 언급한 이유는
입력: 2018.02.28 12:02 / 수정: 2018.02.28 16:59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 국선변호인단 전원이 출석했다. 일부 변호인은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마친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국선변호인단 모습./남윤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 국선변호인단 전원이 출석했다. 일부 변호인은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마친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국선변호인단 모습./남윤호 기자

[더팩트 | 김소희 기자] 국정농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 받은 박근혜(66)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인이 27일 '눈물 변론'을 펼쳤다. 박 전 대통령을 면담 한 번 못했지만 "(평창올림픽을 보면서) 마음으로 고생했다는 응원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 벌금 1185억 원을 구형했다.

이날 법정에는 박 전 대통령 공소 유지를 담당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등이 자리했다. 검찰은 약 25분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 의견을 밝혔다. 전준철 검사는 A4용지 15쪽에 걸쳐 작성한 논고문을 읽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 조현권(63·사법연수원 15기) 남현우(47·34기) 강철구(48·37기) 김혜영(40·37기) 박승길(44·39기) 5명은 모두 출석했다. 국선변호인은 검찰 구형 후 주요 혐의 별로 최후 변론에 나섰다. 최후변론 시간은 4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국선변호인들은 작년 10월 1일 구속 기간 연장에 반발해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원 사퇴한 뒤 재판부가 선정한 이들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들의 접견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A4용지 12만쪽에 달하는 수사·재판 기록만으로 변론해왔다.

일부 변호인은 결심 공판에서 감정에 북받쳐 울먹여 눈길을 끌었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혐의 부분을 변론한 박승길 변호사는 "법정에서 기업 관계자가 말했듯 구체적 청탁 대가로 출연한 게 아니고 전경련 차원에서 기업들 모두 출연한다고 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갑자기 평창올림픽 이야기도 꺼냈다. 박 변호사는 "개회식 때 소통과 연결의 세상에서 사람들이 공감했고, 노래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였다.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문으로 소통하니까 문통(문재인 대통령)이네요'라고 말했다"며 "(아나운서가) 이런 말까지 해야하나 싶었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이효균 기자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이효균 기자

그는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박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수 년 동안 준비하면서 비용과 사후 시설활용 문제를 고민했고, 올림픽이 우리 과학기술을 알릴 기회라 노력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 집이고 불통이며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대통령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환영과 박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음으로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게 수고하셨다고 박수를 보냈다"고 말할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우리가 더 밝은 미래로 나가려면 이제는 피고인이라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모든 일까지 없던 일로 치부하지 않아야 가능하다"면서 "실수가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것을 감안하고 사적 이득을 취한 적이 없는 점을 감안해 유죄를 인정하더도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삼성에서 받았다는 뇌물 혐의를 변론한 강철구 변호사는 "피고인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10월 16일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유일하게 밝힌 입장문의 절반 정도를 통째로 읽었다.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조현권 변호사 역시 "훗날 법원이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세세하게 살펴달라"고 했다.

ks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