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서지현 검사, 8년 만에 '안태근 성추행' 폭로한 이유는?
입력: 2018.01.31 00:00 / 수정: 2018.01.31 00:00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JTBC 캡쳐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JTBC 캡쳐

"당신 잘못이 아니다" 메시지 전달, 검찰 개혁 위해 폭로 결심

[더팩트 | 최재필 기자]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약 8년 전 자신에게 벌어진 성추행과 3년 전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A 검사로부터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상당히 심한 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A 검사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2015년 원치 않는 지방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사 발령 배후에 A 검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가 지목한 A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사법연수원 20기)로,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서 검사가 8년이나 지난 일을 폭로한 까닭은 뭘까. 서 검사가 강조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그는 우선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다고 했다.

서 검사는 지난 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다"며 "제가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당했던 2010년에만 해도 지금과 분위기가 달라서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성폭력 문제를 공론하는게 몸 담고 있는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게 아닌지, 피해자에게 2,3차 피해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검찰 내부에서는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는 여검사에게는 잘 나가는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낙인을 찍는 경우도 많았다"며 "검찰에선 성폭행 사건도 발생한 적 있지만 전부 비밀리에 덮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검찰 내 기수문화, 검사동일체 의식 등 권위적이고 잘못된 조직문화 때문에 당시에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고, 용기를 내는 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의미였다.

서 검사는 또 "검찰의 개혁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검찰 조직의 개혁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니다"며 "그런데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검사는 가해자의 '위선'도 폭로에 이르게 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는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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