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밀양 화재 참사, 피해 컸던 이유 3가지

  • 최재필 기자
  • 입력: 2018.01.27 00:59 / 수정: 2018.01.27 00:59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사망 37명, 부상 120여 명의 인명피해는 냈다./밀양소방서 제공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사망 37명, 부상 120여 명의 인명피해는 냈다./밀양소방서 제공

고령환자, 유독가스, 현행법 '구멍'…병원 화재예방시설 강화 목소리[더팩트 | 최재필 기자]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사고는 사망 37명, 부상 120여 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불과 1개월 전, 29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보다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최악의 대형참사로 꼽히게 됐다.

특히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 때 신고를 받은 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작업을 벌이는 등 대응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대참사'로 기록될 만큼 피해가 컸던 이유는 뭘까.

◆고령 환자들 많아 도움 없이 대피 어려워

우선은 불이 난 세종병원에는 혼자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고령의 중환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전체 사망자 37명 중 24명이 구조된 이후 사망했다. 이 병원에 있던 입원 환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노인성 질환이나 뇌질환을 앓는 환자들이었다. 이들이 거동이 불편하다보니,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천재경 밀양보건소장은 "병원 자체가 중환자, 노인 환자가 너무 많았다. 호흡장애 같은 분들도 있어서 화재 사고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며 "노인 환자가 많았던 것이 아마 사망 사고에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세종병원 건물 안에 있던 환자 83명과 보호자, 의료진 9명 등 173명을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 병원과 맞붙은 세종요양병원에 있던 입원환자 94명도 모두 구조했다.

◆유독가스에 대부분 '질식사'

이날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화상'이 아닌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가 많았다. 순식간에 발생한 유독연기에 손 쓸 틈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병원 구조상 작은 창문 등으로 연기가 빨리 배출되지 못했던 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1층에서 올라는 불길을 소방력으로 2층, 3층으로 확산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진압해 불길이 번지는 것은 막았지만, 가연성 소재들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까지 막을 순 없었다.

천재경 보건소장은 "화상 환자는 거의 없었고 질식사가 대부분이다. 병원 도착해서 바로 돌아가신 분이 25명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유독가스 때문에 화재 초기에 현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프링쿨러·옥내소화전 미비…현행법 '구멍'

현행법 상 '구멍'도 피해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병원에는 스프링클러나 옥내소화전을 갖추지 않았다. 현행법 상 소방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어서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바닥면적 1000㎡ 이상인 병원에 스프링클러, 연면적 1500㎡ 이상 병원에 옥내소화전을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 병원은 바닥면적 394.78㎡에 연면적 1489.32㎡로 스프링클러와 옥내소화전 모두 의무 설치대상 건물이 아니다.

소방 관계자는 "질식으로 인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스프링클러가 있었으면 인명피해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 병원이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화재예방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이유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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