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의문의 신생아 사망사고' 왜?
입력: 2017.12.17 16:11 / 수정: 2017.12.17 17:25

이대목동병원에서 유례없는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 당국이 사망 원인 규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17일 오후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유례없는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 당국이 사망 원인 규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17일 오후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동시다발 집단 사망사고…병원측 "사망 원인 파악 중"

[더팩트 | 최재필 기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갑작스럽게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에 대해 관계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병원측이 사망사고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망 원인 규명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양천경찰서와 등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에서 전날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께까지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모두 16명의 신생아가 있었다. 사고 직후 이들 가운데 7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1명은 퇴원했다. 나머지 4명은 다른 병원이나 병실로 옮길 예정이며, 현재 해당 병실은 비어있다. 유족들은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사고 관련 파문이 일면서 병원 측은 이날 오후 2시께 병원 대회의실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사망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병원장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재원하고 있는 환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다"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빠른 시일 안에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번 사고 자체가 국내 의료계에서는 처음이고 아직 역학조사 결과 등이 나오지 않아 자체적으로 원인 추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측은 17일 사망환아 명단 및 심폐소생술(CPR) 실시 시간을 공개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병원측은 17일 사망환아 명단 및 심폐소생술(CPR) 실시 시간을 공개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다만 당시 환아들의 상태 등 사망원인에 대한 언급은 일절하지 않아 병원측 대응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병원측이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유족에게 아무런 연락 없이 언론 브리핑을 먼저 연 것에 대해 일부 유족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날파리 수액·결핵 감염 간호사 등 과거에도 의료사고 빈번 '시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미숙아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병원의 과거 의료 사고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병원에서는 의료 사고로 인한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5개월 된 영아에게 투여하던 수액통에서 날벌레가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7월에는 해당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직장 건강검진에서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질병관리본부와 양천구 보건소 등에서 역학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영아 2명과 직원 5명 역시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4개월간 좌우가 뒤집어진 X-레이 필름 영상으로 축농증 환자를 500여명이나 진료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한쪽 코에만 문제가 있어 엑스레이를 촬영했던 사람은 120여 명으로, 이들은 축농증이 있던 곳이 아닌 멀쩡한 반대쪽을 치료받았던 셈이다. 특히 이 중에는 소아 환자도 90여명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 관련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계 당국, 사망 원인 규명 총력…오늘 기초 역학조사

이대목동병원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관심이 폭증하자 관계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서울 양천구 보건소는 신생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을 대상으로 기초 역학조사에 들어갔다.이날 오후 2시부터 구보건소 관계자와 경찰 등이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다.

이번 신생아 사망사고를 계기로 과거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났던 의료사고도 재조명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번 신생아 사망사고를 계기로 과거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났던 의료사고도 재조명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이번 사건 경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천구 보건소 역학조사·국과수 부검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한 사고로 판명되면 그 즉시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사망 사고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국과수는 18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번 사망 사고 관련 오는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19일 오후 열리는 전체회의에 복지부 장관이 출석할 예정"이라면서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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