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노예 사세요, 90만원 낙찰!" 인간 존엄 사라진 리비아 노예시장
입력: 2017.11.17 10:12 / 수정: 2017.11.17 10:12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1200, 1200, 1200. 낙찰!'

1200디나르. 한화 약 90만 원에 한 남자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1분여 전까지 아프리카 난민이었던 그는 1분 사이 난민에서 노예로 팔려 나갔다. 보고도 믿기 힘든 인간 경매는 19세기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8월 리비아에서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시쳇말로 '실화'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성행 중인 인간 경매 시장 실태를 보도했다. /CNN 영상 캡처
CNN은 14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성행 중인 인간 경매 시장 실태를 보도했다. /CNN 영상 캡처

CNN은 14일(현지시간) 지중해와 맞닿은 아프리카 리비아의 인간 경매 시장을 밀착 취재해 보도했다. CNN이 공개한 영상에는 20대로 추정되는 나이지리아 출신 남성이 경매에 나와 팔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을 토대로 CNN은 지난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 지역에 잠입해 경매 장면 화면을 촬영했다. 해가 진 도시 외곽에 한 달에 한두 번씩 인간 경매 시장이 열린다. CNN은 경매 시작된 지 6~7분 만에 니제르 출신 난민 12명이 팔려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경매사로 보이는 한 남성은 '농장 일에 적합한 크고 힘센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여기저기서 응찰에 나서는 이들이 손을 들고 가격을 외쳤다. CNN이 확인한 결과 인간 경매는 트리폴리 인근 주와라, 사브라타, 가리안 등 9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CNN은 확인한 9곳 이외에도 더 많은 곳에서도 인간 경매가 계속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은 리비아의 난민 수용소에 아프리카 난민을 대거 수용하도록 지원하는 유럽연합의 행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 보도화면
유엔은 리비아의 난민 수용소에 아프리카 난민을 대거 수용하도록 지원하는 유럽연합의 행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 보도화면

리비아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인간 경매가 성행하고 있다. 유럽행을 꿈꿨던 난민들은 강화된 리비아 당국의 단속에 유럽대신 밀수꾼들에게 붙잡혀 노예로 전락했다.

리비아 당국은 CNN 보도를 계기로 인간 경매 시장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나세르 하잠 불법이민단속청 중위는 폭력 조직이 인신매매와 연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들은 난민선에 100명씩 채워넣지만 유럽에 도착하든 바닥에 빠져죽든 돈만 챙기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고 "지중해를 건너려는 이민자들을 리비아 수용소에 가두도록 지원하는 유럽연합의 정책은 비인도적"이라며 "난민들이 격납고 같은 곳에서 생필품도 받지 못하고 존엄성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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