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또 고장' 2호선! 사람 잡는 '늙은' 지하철
입력: 2017.11.14 05:00 / 수정: 2017.11.14 05:00

13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또다시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서울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노후화가 지목됐다. /더팩트DB
13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또다시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서울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노후화가 지목됐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압사당할 거 같다."

지하철 역사와 열차 안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말 그대로 바늘 하나 들어설 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옥철'이라는 오명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13일은 유독 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전 6시43분쯤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 당산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이동하던 열차 고장으로 멈춰서 승객을 모두 내리게 했다고 밝혔다. 운행은 오전 7시6분쯤 재개됐지만 피해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나섰던 애꿎은 시민들이 고스란히 돌아갔다. 이쯤 되니 '사람 잡는 지하철'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묻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노후 차량은 순차적으로 교체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 지하철의 평균 사용연한은 18.8년으로 법정시한 25~30년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대웅 기자
서울 지하철의 평균 사용연한은 18.8년으로 법정시한 25~30년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대웅 기자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지하철 사고의 근본적 이유는 단연 서울지하철의 노후화다. 지난달 17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4년 간 서울시에서 모두 43건의 지하철 사고 및 운행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7건, 2015년 8건, 지난해 17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에는 운행 장애 6건, 사고가 5건 발생했다. 서울지하철 중 2호선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40%(17건)로 가장 많았고, 4호선(25.5%)과 3·5호(각각 11.6%)이 뒤를 이었다.

운행 장애와 사고의 주요 원인은 차량 부품장애(32.6%), 신호설비 등 장애(20.9%)가 꼽혔다. 근본 원인은 시설과 전동차 노후화라는 설명이다. 서울지하철 전동차는 평균 18.8년 사용됐다. 철도안전법상 지하철 전동차 기대수명인 25~30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전동차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중 사용한 지 21년 이상된 노후전동차는 2018차량(56.6%)으로 전체 전동차의 절반이 넘는다.

서울 지하철 사고의 주요한 원인으로 시설과 차량 노후화가 지목됐다. / 박대웅 기자
서울 지하철 사고의 주요한 원인으로 시설과 차량 노후화가 지목됐다. / 박대웅 기자

지하철 내부 전력 신호 시설과 시설물 노화도 진행 중이다. 지하철 1~4호선의 전선로(케이블)는 모두 4544km며 이 중 3158km(69.5%)가 내구연한 10년이 넘도록 교체되지 않았다. 변전설비 42개소 중 20개소(47.6%) 역시 내구연한이 지난 설비가 그대로 운용되고 있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노후전동차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예상 비용은 2조902억 원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예산에 매년 40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는 서울교통공사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진선미 의원은 "노후 차량 및 설비에 대한 전면 교체 등 근본적 대책 없이 안전한 지하철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노후전동차 교체를 위한) 출자금 마련과 국비지원, 또는 외부 지원·차입과 같은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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