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성리현 씨, '막노동' 인생 2막 담은 '땀방울이 살아있네' 출간
입력: 2017.11.06 13:39 / 수정: 2017.11.06 13:39
땀방울이 살아있네 표지. 스포츠신문 기자 출신 성리현 씨는 지난 9월 막노동 현장 이야기가 담긴 책 땀방울이 살아있네를 출간했다. /리얼기획 제공
'땀방울이 살아있네' 표지. 스포츠신문 기자 출신 성리현 씨는 지난 9월 막노동 현장 이야기가 담긴 책 '땀방울이 살아있네'를 출간했다. /리얼기획 제공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약 20년간 스포츠신문 기자로 활약하다 막노동 현장에서 인생 2막을 연 성리현(54) 씨가 고된 일터에서 실제로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엮어 독자를 만났다.

성 씨는 지난 9월 에세이 '땀방울이 살아있네'를 출간했다. 그는 해당 책에 "막노동하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책까지 낸단 말인가. 노가다판에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왔다면 모를까, 벼랑에 몰려 철근 깨무는 심정으로 입문한 처지에 말이다"라는 솔직하고 담백한 '작가의 말'을 붙였다. 본문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막노동 현장의 경험을 막힘없이 펼쳐나갔다.

'땀방울이 살아있네'는 '우리 시대 막노동판 소소한 풍경들'이라는 부제처럼 이름 없는 중년, 노년 인부들의 땀과 웃음, 막걸리 한잔에 담긴 농담까지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준비 없는 퇴직에 내몰린 '베이비붐' 세대의 애환이 고스란히 드러난 삶의 기록이기도 하다.

퇴직 이후 여기저기 기웃대다 쉰 살 훌쩍 넘어 막노동판에 발을 들이게 됐다는 성 씨는 "세상 어딜 가나 사람 내음이 먼저"라고 말하며 털털 웃는다. 그는 "책을 낼까 말까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동료 인부들 생각에 자판기를 두드리게 됐다"며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들을 온종일 하면서도 다음 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또 일하러 나오는 분들, 그들의 정직한 땀과 치열한 이력, 따뜻한 인간미를 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출간 계기를 고백했다.

해당 책에는 모두 40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성 씨는 보고 겪은 다양한 풍경을 유쾌하고 맛깔스러운 문체로 버무려 술술 읽히는 재미를, 또 실컷 웃다가 금세 코끝이 찡해지는 따뜻한 감동을 선물한다.

성 씨는 "막노동 관련 에세이는 국내 최초가 아닌가 싶다"며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내용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막땀을 흘려가며 쓴 글이라는 게 이 책의 고유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해당 책이 지닌 가치를 꼽았다.

실제로 책에는 육체노동자들의 소소하고 다양한 표정들이 생생하게 담겼다. 작은 체구지만 '막노동판 덩샤오핑'이라고 불릴 정도로 근력을 쏟아내는 인부 얘기, 월수입이 3000만 원이 넘는 중년 인부가 당당하게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광경, 40㎏짜리 시멘트포를 하루에 200포나 나르는 속칭 곰빵전문 인부의 애환, 미래의 타일여왕을 향해 정진하는 젊은 처자의 통통 튀는 사연, 지은이가 두 살 연상의 도배 전문 여인과 엮어가는 애틋한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개인적일 수도 있는 막노동 생활을 굳이 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에 대해 성 씨는 "기자 생활 할 때 흘린 땀은 비교도 안될 만큼 땀의 무게가 다르다"며 "육체노동 하면서 흘리는 땀이기에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고나 할까.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고된 일상이지만 바로 그 땀에서 배우는 행복이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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