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 일파만파! HIV감염 오해와 진실
입력: 2017.10.19 14:18 / 수정: 2017.10.19 16:27
부산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 확인.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성매매 감염에도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다. /픽사베이닷컴
부산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 확인.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성매매 감염에도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다. /픽사베이닷컴

부산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이 구속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상태로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과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에이즈 예방법 및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26세 여성 A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A씨는 8월14일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채팅앱으로 조건만남 남성을 물색하고 8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맺었다. 경찰은 A씨의 전과기록을 확인하다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0년 성매매를 하다 에이즈에 감염된 A씨는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매수 남성이 더 있다고 자백했다. A씨는 5월부터 석 달간 10~20차례 성매매를 했고, 8월 단속에 적발된 뒤에는 성매매를 중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A씨는 성매매 때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아 에이즈 확산 가능성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경찰은 A씨의 통화기록 등을 토대로 성매수 남성들에게 에이즈 감염 가능성을 알리고 있지만 남성들이 성매수 사실을 부인할 경우 에이즈 검사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매매로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여성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에 나서 논란이 거세다. /픽사베이닷컴
성매매로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여성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에 나서 논란이 거세다. /픽사베이닷컴

부산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즈에 대한 막연 공포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또한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혼용해서 같은 뜻으로 알고 있는 에이즈와 HIV는 다른 말이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며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의 영어 약자다. HIV 감염으로 면역이 결핍돼 나타나는 상태를 뜻한다.

때문에 HIV에 걸린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HIV 감염이란 HIV에 걸린 모든 사람을 말하며 이 중 질병진행으로 면역체계가 손상, 저하됐거나 감염증,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난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부른다.

HIV는 인간 체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면서 감염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HIV 감염인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함께 먹어도 HIV에 걸리진 않는다. 음식에 들어간 HIV는 생존할 수 없어 HIV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물론 손을 잡거나 운동을 같이해도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일상적 신체접촉으로 교환될 수 있는 체액(땀)에는 극히 소량의 바이러스가 들어 있을 뿐 상대방 몸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HIV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HIV는 성관계나 상처, 점막 등을 통해 상대방의 몸속으로 들어가야 감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HIV 감염인을 문 모기가 벌레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HIV 바이러스는 감염인과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건 아니다.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로 낮다. 그렇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성관계 때는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현행 법은 HIV 검사 때 익명검사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HIV 익명검사를 원하는 사람은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 전에 익명검사를 요구하면 된다.

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에이즈에 걸린 건 결코 아니다. 열, 근육통, 감기 증상만으로 HIV 감염을 진단할 수 없으며 반드시 HIV 검사로 확진을 받아야 한다.

HIV에 걸리더라도 바로 죽지 않는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면역력결핍으로 사망하는 데 10~12년 정도 걸린다. 올바른 치료와 건강관리를 한다면 30년 이상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현재 에이즈는 죽는 병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HIV 감염인이 복용하는 치료제는 완치제는 아니며 HIV 증식을 억제해 질병진행을 지연시키는 약이다. 꾸준한 복용으로 감염인이라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2015 HIV/AIDS 신고 현황'을 보면 2015년 현재 내국인 HIV 감염인은 1018명이며 이 중 '이성 간 성 접촉'이 원인이라고 답한 이는 364명, '동성 간 성 접촉'이 원이라고 답한 사람은 288명이다.(무응답 366명) 현재 국내 HIV 감염자 수는 1만502명이다.

이는 2005년 3108명과 비교할 때 3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증가세가 가팔라보이지만 HIV/에이즈 치료 체계가 자리잡으면서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감염인이 대폭 늘어난 결과, 공식적으로 파악된 감염인이 증가했다는 게 중론이다. 인구비율(2015년 기준)로 따지면 약 1만명 당 2명 꼴이다.

전 세계적으로 HIV/에이즈 감염과 사망은 감소세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자료를 정리하면 HIV 감염인은 2015년 기준 전 세계에서 3670만 명 정도다. 2015년 새롭게 감염된 이는 210만명이며 숨진 이는 110만 명이다. 사망은 10년 전인 2005년보다 45% 감소했으며 신규 감염이나 감염으로 숨진 수 모두 줄어들고 있다.

20대 여성이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를 해 에이즈 확산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이즈와 HIV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주목 받고 있다. /픽사베이닷컴
20대 여성이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를 해 에이즈 확산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이즈와 HIV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주목 받고 있다. /픽사베이닷컴

한편, 성매매에 나섰던 부산 에이즈 감염자 20대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궁핍을 이유로 꼽았다. 에이즈 감염 후 이렇다할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 우리나라는 HIV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선을 심하다. 한국 HIV 낙인지표조사 공동기획단'은 지난해 3~5월 감염인 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자 104명 중 남성이 102명, 여성이 1명, 트랜스젠더가 1명이었다.

조사 결과 참여자들은 '낙인'과 그로 인한 사회적 배제, 고립을 가장 견디기 어려워했다. 감염인 중 36.5%가 12개월 내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감염인들은 감연 사실을 인지한 후 사회적 고립을 자초했다. 39.4%가 '가족, 친구와 떨어져 지내기로 했다'고 답했고, 이어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21.2%), '구직이나 승진 시도를 않기로 했다'(21.2%)고 답했다.

현행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19조는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전파매개행위의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명문 규정이 HIV 감염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감염인을 범죄화하면서 부정적인 낙인을 찌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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