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400인분 노 쇼' 롯데건설 "60+40만원 지급"…점주 "노 코멘트"
입력: 2017.10.17 15:57 / 수정: 2017.10.17 22:43
15일 한 누리꾼은 400인분의 식사를 예약해 놓고 롯데건설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글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15일 한 누리꾼은 400인분의 식사를 예약해 놓고 롯데건설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글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15일 밤 '오펀',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두 장의 사진이 온라인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사진은 수백 명이 먹을 수 있는 넓은 식당의 상 위에 가득한 상차림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식사를 하거나 고기를 굽는 이는 없다. 게시자는 '#사고한번치셨습니다', '#400명노쇼', '#같은회사에3번째', '#손배소해야할까', '#오늘나건들면터질라'라는 해시태그를 첨부했다. 이어 롯데건설이 400명 분을 예약해놓고 '노 쇼'(No show·예약 해놓고 예약취소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고객의 행동)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꾼들 역시 대기업인 롯데건설보다 소상공인인 고깃집 점주의 피해에 더 집중하며 롯데건설을 향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해당 게시물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고, 논란도 심화됐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게시자는 스스로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캡처된 게시물은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퍼질 대로 퍼진 뒤였다.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한신4지구 수주전의 마침표를 찍을 현장 투표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GS건설이 최종 승자로 지목됐다. /더팩트DB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한신4지구' 수주전의 마침표를 찍을 현장 투표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GS건설이 최종 승자로 지목됐다. /더팩트DB

'논란의 롯데건설 400인분 노 쇼' 사진이 확산되면서 15일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 관심이 쏠렸다. 롯데건설이 한신4지구 수주전 패배로 인해 분위기가 나빠져 회식을 취소했고, 결국 '400인분 노 쇼 논란'을 낳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 모인 롯데건설 관계자들은 허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롯데건설은 공사비 1조 원대 서울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에 졌다. 현장 투표 전 수주전은 롯데건설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앞선 부재자 투표에서도 롯데건설에 투표한 조합원이 많았고, 수주전 내내 롯데건설이 앞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다. 전체 조합원 2925명 중 1020명이 참석한 이날 현장투표와 10~13일 1905명이 투표한 부재자 투표 결과, 롯데건설은 1218표획득에 그치며 1359표를 얻은 GS건설에 무릎을 꿇었다.

<더팩트> 취재 결과, 롯데건설은 현장 투표가 있었던 양재동에서 차량으로 이동이 편한 경기도 과천의 'ㅇ' 고깃집을 자축 파티 장소로 낙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아닌 GS건설의 손을 들어줬고, 400명 분의 자축 파티도 물건너가게 됐다. 대신 그 자리에는 '롯데건설 400명 노 쇼' 논란이 펼쳐졌다.

롯데건설 400인분 노쇼 논란이 거센 가운데 롯데건설 관계자는 1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인에게 사과했고, 100만 원의 금전적 지원도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롯데건설 400인분 노쇼 논란이 거센 가운데 롯데건설 관계자는 1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인에게 사과했고, 100만 원의 금전적 지원도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렇다면 '롯데건설 정도 되는 대기업에서 식수 인원 400명을 예약하고도 '노 쇼'한 이유가 뭘까. 그리고 '고깃집 주인은 정말 막대한 피해 본 것일까. <더팩트>가 17일 롯데건설과 해당 식당 측에게 전화를 걸어 '400인분 노 쇼 논란'에 대해 물었다.

우선, 롯데건설 측은 '한신4지구 수주전 패배'와 이번 '노 쇼 논란'이 무관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수주 실패로 노 쇼 논란에 휩싸인 게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롯데건설 측이 식당 주인과 원만히 회식 취소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300인분을 처음에 예약했다. 수주 결과가 안 좋으면 회식이 취소될 수 있으니 기본 세팅만 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60만 원을 먼저 개런티로 걸어놨다. 수주 실패 후 '못 가게 됐다'고 주인에게 말했더니 개런티 이외에 40만 원을 더 달라고 해 더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롯데건설 측 사람이) 17일 중으로 찾아가서 직접 사과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400명 노쇼 논란에 대해 해당 고깃집 점주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며 더팩트에 노 코멘트 의사를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롯데건설 400명 노쇼 논란에 대해 해당 고깃집 점주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며 '더팩트'에 '노 코멘트' 의사를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식당 주인에게도 '롯데건설 400인분 노 쇼 논란'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노 코멘트'였다. 점주는 <더팩트> 취재진에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롯데건설이 사과했느냐'는 질문에도 "노 코멘트하겠다. 죄송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롯데건설이 놓친 한신4지구는 신반포 8~11·17차에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빌라 등 공동주택 7곳과 상가 두 곳을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기존 2898가구에서 모두 3685가구가 입주하는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공사비만 9350억원에 이른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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