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 여학생, 10여 차례 성관계로 수사 난항으로 종결. 여중생이 '조건만남'으로 성관계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pixabay |
경찰 측 "요즘 청소년 '조건만남'에 대한 인식 안이해"
[더팩트|이진하 기자] 여학생 A 양이 '조건만남'으로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많은 시간이 흘러 객관적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수사가 종결됐다. 경찰 측은 사건만 볼 것이 아니라 '조건만남'에 노출된 청소년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학생 A 양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성매매를 해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AIDS)'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A 양은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된 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에이즈'를 전파한 성매수남들을 검거하고자 했다.
에이즈 감염자 A(15)양은 중학생이던 지난해 8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가졌다. 10여 차례 성관계를 가진 A 양은 지난 5월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A 양은 에이즈 감염 사실을 확인한 뒤 학교를 자퇴했다.
사건 조사를 맡았던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A 양이 부모님과 함께 아동 청소년 보호과에 왔다"며 "A 양의 부모님은 '딸에게 성매매를 시킨 남성을 수사해 달라'"고 고소장을 제출해 지난 6월 3일부터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양이 평소 알고 지내던 B(20)씨와 함께 채팅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수사결과 B 씨는 A 양의 성매매 알선 자였고, B 씨는 A 양에게 지난해 8월 말 10~15명 가량의 남성을 꾀어 성관계를 알선했다.
또한, 처음 A 양 부모의 주장과 달리 B 씨는 "A 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성매수 금으로 받은 15만~20만 원의 돈을 A 양과 반씩 나눠가졌다"고 진술했다. 당시 B 씨는 다른 폭행사건에 연루돼 구속 중인 상태라 수사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성매매를 해 이전보다 성매매에 대해 더욱 쉽게 노출되어있다./pixabay |
이후 수사의 방향은 에이즈를 전파한 성매수남을 찾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경찰은 "A 양이 조건만남을 가진 시점이 1년이 넘었기 때문에 객관적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또 A 양이 성매수남들과 휴대전화 통화를 한 게 아니라 채팅앱으로만 연락을 한 것이라 성매수남들의 신원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결국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증거물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겪어 수사를 지난 9월 종료했다.
한편, 이 사건을 진행한 박종억 팀장은 "이 사건에 대해서만 보지 말고 청소년들이 '조건만남'에 노출된 환경을 돌아봐야 한다"며 "성폭행에 대한 교육은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성매매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이 안이하고 여기에 대한 교육은 부족하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