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추석 필수아이템? 올해 명절에도 불티나게 팔린 '가짜 깁스'
입력: 2017.10.06 09:20 / 수정: 2017.10.06 09:58

명절마다 가짜 깁스 인기. 연극 소품으로 사용되는 가짜 깁스가 올해도 명절을 맞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음 포털사이트 쇼핑목록 캡처
명절마다 '가짜 깁스' 인기. 연극 소품으로 사용되는 '가짜 깁스'가 올해도 명절을 맞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음 포털사이트 쇼핑목록 캡처

[더팩트|이진하 기자] '가짜 깁스를 아시나요?'

워킹맘 K 씨는 결혼 4년 차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를 돌보는 데 여념이 없다. 그에게 긴 연휴는 '달콤함'보다는 '고생'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긴 연휴기간 젖먹이 둘째도 돌봐야 하고 명절 음식도 장만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를 힘들게 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한 것은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가짜 깁스' 구입이었다.

2일 여성 커뮤니티 '미즈넷'에 올라온 사연이다. 명절에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다친 것으로 위장하는 '가짜 깁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연극 분장용으로 쓰이던 '가짜 깁스'가 몇 해 전부터 명절 가사노동을 피하기 위한 용도로 변했다. 올해 최장 열흘의 긴 명절 연휴를 대비(?)하기 위해 가짜 깁스가 애용되고 있다.

실제 가짜깁스를 판매하는 P업체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명절 전에 불티나게 깁스 용품이 판매됐다. 실제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다. 직업 등 자세한 고객의 정보는 알지 못하지만 여성 고객이 주고객층인 것은 사실이다"며 "우리 업체에서 판매하는 깁스는 핼러윈 데이 같은 파티날 사용하기 위해 판매해왔으나, 이제는 명절에 2배 정도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가짜 깁스가 드라마에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캡처
'가짜 깁스'가 드라마에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캡처

실제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 사이트에서 '가짜 깁스'를 검색하면 다양한 업체의 상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가짜 깁스는 손과 팔은 물론 다리용까지 등장하며 진화했다. 판매자들이 '티 안나는 법' 등을 자세히 안내하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손목과 팔용 가짜 깁스는 1만 원대에서 2만 5000원까지 판매되고 있으며, 다리용 가짜 깁스는 1만 원 후반 대부터 2만 원 후반때까지 있다. 여기에 방수용 등 다양한 기능까지 추가된 제품도 등장했다.

최근 '가짜 깁스'는 드라마에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24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시어머니 송옥숙이 가짜 깁스를 하고 나왔고, 며느리 이유리가 가사 노동을 모두 도맡아 하는 등의 모습이 그려졌다. 시어머니가 가짜 깁스를 하며 다쳤다고 며느리를 속인 것이다. 실제 명절에는 젊은 사람들이 가짜 깁스로 인증샷 등을 남기며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가짜 깁스 외에도 '품격있는 도피'라고 불리는 '가짜 해외 초대장'도 많아지고 있다. 가짜 해외 초대장은 실제 A 여행사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것이 발단이 되어 늘어났다. A 여행사는 학생용 '가짜 국제 학회 초대장', 직장인용 '국제 컨퍼런스 초대장'을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했고, 한 달 사이 53만 건 이상이 다운로드 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가짜 해외 초대장'을 직접 만들어 가짜 깁스처럼 명절 휴식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가짜 깁스 사용자들이 꽤 많아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명절에 자신의 휴식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현실적으로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는 주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30대 자영업자 P씨는 "(가짜 깁스 사용은) 명절의 참의미가 퇴색되는 행동이다. 가족들에게 거짓 인증샷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고 말했고, 20대 직장인 A씨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스트레스가 다가올 때가 많다. 직접 써 보지는 않았지만, 가짜 깁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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