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라이프人] 'KT 위즈 아프로디테' 정유민이 꼽은 치어리더의 '매력'
입력: 2017.10.06 04:00 / 수정: 2017.10.06 04:00

정유민 kt위즈 치어리더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임영무 기자
정유민 kt위즈 치어리더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임영무 기자

<TF라이프人>은 일반인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일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힘든 일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일상을 내보이며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희망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수원=변동진 기자] "지금 이 일이 너무 즐겁고, 스튜어디스를 포기한 게 아깝지 않아요."

KT 위즈의 '아프로디테'로 불리는 치어리더 정유민(25) 씨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고 했다. '야구장의 꽃'으로 불리며 스포츠 팬들로부터 선수 못지 않은 인기와 관심을 받지만, 이들의 실제 삶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달프다. 팀의 '얼굴'인 만큼 짓궂은(?) 팬들에게도 항상 웃어야 하고,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불편한 시선도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도 정 씨는 "처음 KT위즈 단상에 섰을 때 정말 소름이 돋았다"며 "팬들이 일어서서 저희 동작으로 따라했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또다시 활짝 웃으며 팬들 앞에 선다. <더팩트>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에 위한 KT 위즈파크에서 정 씨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특유의 눈웃음으로 취재진을 녹인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인터뷰 내내 특유의 눈웃음으로 취재진을 녹인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정 씨는 2014년 KT 치어리더 공개 오디션인 'ladywiz(레이디위즈)'를 거쳐 입단한 4년차 치어리더이자 부팀장을 맡고 있다. 팬들 사이에선 '귀여움과 독보적인 아름다움, 군살 없는 완벽한 몸매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윰프로디테(유민을 귀엽게 발음한 '윰'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합성어)'로 불린다.

실제 만난 그는 말투에 울산 방언이 남아 씨는 귀엽고 상냥한 옆집 소녀였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겪은 일이나 실수담을 털어놓을 때는 엉뚱한 매력도 엿보였다. 하지만 삼성 썬더스(남자 농구)를 비롯해 △삼성생명 블루윙스(여자 농구) △오케이저축은행(남자 배구) 등 폭넓게 쌓은 경험 때문일까. 일에 대해선 자부심을 가진 베테랑이었고, 20대의 뜨거운 열정을 가졌다.

정유민 치어리더는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 치어리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정유민 치어리더는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 치어리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한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KT 위즈 창단(2014년) 때부터 올해까지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치어리더 정유민입니다. 원래 항공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스튜어디스가 되려고 했지만, 지금은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준비하면서도 즐겁지 않았거든요.

치어리더를 처음 시작한 건 대학생 때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였어요. 워낙 춤추는 것을 좋아해 관심이 많았고, 아르바이트로 이런 저런 행사를 다니다가 회사 식구들이 '오디션을 보라'고 추천해 2014년 KT 치어리더 공개 오디션인 'ladywiz(레이디위즈)'를 거쳐 입단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일이 너무 즐겁고, 스튜어디스를 포기한 게 아깝지 않아요. 그러나 이 직업은 평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요. 나중에 은퇴하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취미가 직업이 됐네요. 가장 큰 차이점이 뭔가요?

친구나 학교 선후배들 앞에서 하는 것과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팬 분들 앞에서 하는 건 완전 다르죠. 처음 KT위즈 단상에 섰을 때 정말 소름이 돋았어요. 특히 팬들이 일어서서 저희 동작으로 따라했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죠.

저는 그런 광경을 처음 봤어요. 당시 스포츠를 보러 다니지 않았고, 야구장도 이 일을 하면서 처음 왔거든요. 울산 출신이라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 농구장을 몇 번 갔던 게 전부입니다.

물론 부산 롯데 자이언츠와 대구 삼성라이온스 등 경상도 지역에도 팀이 있지만, 앞서 밝힌 것처럼 창단 때부터 이 팀에서 활동해서 그런지 애정이 정말 깊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부 팬들이 춤 영상을 게재해요. 끼가 참 많은 것 같은데 혹시 노래 실력은 어때요?

(손사래를 치며) 정말 못해요. 춤은 꾸준히 하면 조금씩 발전하고, 제가 워낙 좋아하는 분야라 열심히 해요. 그런데 노래는 정말…(웃음)

아직 울산 사투라가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쑥스럽다며 환하게 웃는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아직 울산 사투라가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쑥스럽다며 환하게 웃는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아직 경상도 사투리(방언)가 조금 남아 있네요. 서울에서 생활한 지 얼마나 됐나요?

아, 그런가요? 사투리가 아직 남았어요? 엄청 심해요? 서울에서 생활한지 4~5년 정도됐어요. 저는 (사투리를) 안 한다고 생각했거든요.(웃음)

-치어리더로 활동을 하면 짓궂은 팬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 팀 역사가 짧고, 다른 구단보다 팬들이 많지 않아 야구장을 자주 찾는 분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선을 넘은 장난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반말을 하신다거나 무더위 속 야구장을 찾아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진행하는 '워터페스티벌' 때 얼굴에 물폭탄을 터트리는 행위가 대표적이에요. 치어리더는 직업상 남에게 보여지이기 때문에 얼굴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장난은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도 오해는 없으셨으면 하는 게 모든 팬들이 그런 건 아니고, 일부가 그런다는 얘기입니다. 이 밖에 사람들은 거의 매일 보기 때문에 저희를 정말 많이 챙겨주세요.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KT 치어리더 대표 '귀요미'로 알려졌어요. 또 일각에서는 '큐티섹시'라는 별칭이 있는데, 혹시 몸매를 관리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그리고 키와 몸무게도 가능하면 알려주세요.

(깜짝 놀라며) 큐티섹시요? 귀여우면서 섹시하다고 말씀해주는 분들이 있긴 있지만…(웃음). 저는 윰프로디테(유민+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 알고 있어요. 이 별칭은 팬들이 만들어줬습니다.

키는 168cm에 몸무게는 48kg이에요. 저도 처음 일할 때 몸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다른 치어리더 분들이 너무 좋아서. 그런데 신경을 쓰면 쓸수록 살이 더 붙는 것 같아서 지금은 내려놨어요. 먹고 싶은 거 즐겁게 먹고, 일할 때 더 열심히 하니 지금 몸매가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정유민 치어리더는 몸매 유지 비결에 대해 먹고 싶은 거 즐겁게 먹고, 일할 때 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정유민 치어리더는 몸매 유지 비결에 대해 "먹고 싶은 거 즐겁게 먹고, 일할 때 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단상 위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실수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연습량은 얼마나 되나요?

월요일은 야구 경기가 없어서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짧게 하면 2~3시간, 평균 3~4시간 정도?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경우가 있어요. 저희는 다른 팀에 비해서 원정을 거의 다 챙기는 편이어서 정말 연습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경기 전에 연습을 하고 단상에 올라갑니다. 가장 길게 했을 때는 오후 2시부터 저녁 8~9시까지 한 적도 있어요.

-신곡이 나오면 헷갈릴 때도 있을 것 같은데 혹시 기억에 남는 실수 있나요?

며칠 전에 큰 실수를 한 적이 있어요. 유니폼이 개인에게 맞춰진 게 아니어서 사이즈가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다른 사람에 비해 몸이 작아요. 그래서 옷핀을 꽂았는데 손에 꼈던 반지가 걸린 거에요. 마침 또 신곡이 나왔고, 팬분들 앞에서 춤을 춰야 하는데 이걸 뺀다고 힘을 쓰다가 치마가 터졌어요. 정말 너무 창피했어요.

-롤모델은 있나요?

딱히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같이 일했던 분들 중에선 저희 이고은 팀장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건강 등 컨디션에 있어 기복이 거의 없고, 본인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요. 저 같은 경우 체력이 좋지 않아 자주 아파요. 면역력이 약한 게 제 약점인데 만약 몇 년 후에 팀장이 된다면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그래도 올해부터 홍삼을 먹기 시작해서 많이 좋아졌어요.

-치어리더 정유민과 일반인 정유민의 어떤 차이가 있나요?

낯가림이 심해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나서진 않고요. 그래도 술자리에선 좀 달라요. (낯선 사람과) 친해지기까지 1시간도 채 걸지리 않는 것 같아요. 친분이 있으면 분위기 메이커가 되기 위해 노력해요.

주량은 소주를 먹지 못해 맥주와 섞어 마시는 편이에요. 따로 마시면 소주는 한 병도 못 마시고, 맥주는 한 병 반가량 먹습니다.

-기억에 남는 주사는 있나요?

취기가 올라오면 조절을 하는 편이고, 취했다 싶으면 무조건 집에 가요. 그래서 기억에 남는 특별한 주사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갑자기 도망을 가는 건 아니고 사람들에게 '저 집에 가요'라고 통보하고 갑니다.

단상 위 실수담을 밝히며 부끄러워하는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단상 위 실수담을 밝히며 부끄러워하는 정유민 치어리더. /임영무 기자

-그럼 평소 자주 노는 곳은 어디에요?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보셨어요? 지방에 있던 사람이 서울을 더 많이 돌아다녔다는…(웃음)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핫 플레이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곳, Hot Place)로 알려진 강남이나 홍대, 이태원 등 다 다녔어요. 그런데 요즘 집 근처인 왕십리나 사무실이 있는 논현에서 놀아요.

울산에는 시내라는 개념이 있는데 서울은 그런 게 없더라구요. 예전에 서울 친구에게 '너네는 시내가 어디야'라고 물었더니 시내는 없고 집 앞에서 논다는 거에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했는데 정말 집 근처 지하철 역에 놀만한 게 다 있더라구요. 이제는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 이해하죠.

-클럽은 자주 가요? 놀다보면 주변에서 알아보거나 대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같이 사진 찍자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럴 때 대처하는 방법은요?

몇 번 갔었지만 요즘은 안 가요. 그리고 예전에 팀원들이랑 강남에 술을 마시러 갔는데 딱 한 번 '혹시 치어리더 아니에요'라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아니닙다'고 답한 후 도망갔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또 놀 때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아요. 저도 그렇고 다른 치어리더 분들도 비슷한 것 같아요. 오늘 모인 사람에게만 집중해서 별로 신경 쓰이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정유민 치어리더는 이상형으로 배우 김우빈을 지목했다. /임영무 기자
정유민 치어리더는 이상형으로 배우 김우빈을 지목했다. /임영무 기자

-혹시 이상형은 있나요?

연예인 중 배우 김우빈 씨가 이상형입니다. 남자다운 매력이 넘치는 넘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남자답다'라는 정의는 못 내리지만 제 기준으로 봤을 때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요. 분위기 있으면서 유머가 있는? 좀 까다롭죠?(웃음)

-마지막으로 팬과 <더팩트> 독자에게 한 말씀한다면?

제가 언제까지 치어리더로 활동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소속된 구단인 KT위즈, 삼성 썬더스, 삼성생명 블루윙스, 오케이저축은행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즐겁고 행복한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유민 치어리더는 <더팩트> 독자에게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즐겁고 행복한 연휴 보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영무 기자
정유민 치어리더는 <더팩트> 독자에게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즐겁고 행복한 연휴 보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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