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교 1학년 남학생이 수업 중 교사의 엉덩이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유튜브 캡처 |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교사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것도 모자라 조롱까지 한 패륜 영상이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달 29일 아사히신문은 후쿠오카의 한 사립고교에 재학 중인 1학년 남학생 A(16)군이 교사 B(23)씨를 발로 걷어차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로 이날 오후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A군의 교사 폭행 영상은 메신저와 트위터 등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고, 일본 누리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의 보도를 정리하면 A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교사의 엉덩이를 두 차례 발로 찼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43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A군의 폭행을 지켜 보던 다른 학생들은 말리기는 커녕 웃으며 폭행 장면을 지켜봤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교사가 폭행을 당하기 전 태블릿 PC를 보던 A군을 여러차례 지적했다고 전했다. 학교 교장은 "선을 넘어선 폭력"이라며 경찰에 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일본의 한 고교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교단 아래로 밀쳐버리는 영상이 공개돼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유튜브 캡처 |
일본에서 교권이 무너진 사례는 또 있다. 2015년 5월 아이치 현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은 수업 중 교사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하며 시비를 걸었다. 화가날 법한 상황이지만 교사는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수업을 계속 진행하려 했다.
그러자 남학생은 난폭한 말과 함께 선생을 교단 아래로 밀쳐버린다. 교사는 힘없이 교단 아래로 꼬꾸라졌고 학생들은 재미있다는 듯 크게 웃었다. 해당 영상은 2015년 당시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바다 건너 한국의 교권 붕괴 사례는 어떨까. 5월 교육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모두 2만 3000건으로 연평균 4700건을 넘는다. 이들 교사는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나 손찌검을 당했다.
유형별로 보면 교사에 대한 욕설과 폭언이 1만4775건(62.7%)로 가장 많았고, 수업방해 4880건(20.7%), 폭행 461건(1.9%), 성희롱 459건(1.9%), 기타 2535건(10.8%) 순이다.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 사례는 464건(2%)으로 집계됐다.
2015년 12월 기간제 교사(가운데)가 학생들로부터 빗자루로 폭행을 당하는 등 한국의 교권 침해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NS 캡처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4월 발표한 '2016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실상을 볼 엿볼수 있다.
지난해 4월 모 고등학교에서 여교사 B씨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제지하던 중 이를 보며 웃고 장난치는 다른 학생 C군에게 "선생님 행동이 웃기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C군은 "선생님이 싸가지가 없다"고 되받아쳤고, "뭐라고 했냐"는 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책을 집어 던졌다. B교사는 책에 얼굴을 맞았으며 교탁으로 달려온 C군에게 머리도 폭행당했다. B교사는 본인 요구에 따라 타 지역으로 전보됐다. B교사는 C군의 장래를 생각해 고소를 취하했다.
부모의 교권 침해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모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D씨가 학교를 찾아와 보건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렸다. D씨는 자녀가 소변검사 재검자에 포함된 줄 알고 있다가 나중에야 결과가 정상이라는 사실을 듣게 됐다. 화가 난 D씨는 '결과를 늦게 알려줬다', '검사시스템을 못 믿겠다'고 항의하며 학교를 찾아 보건교사를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
지난해 기준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는 572건으로 이는 10년 전인 2006년의 179건에 비해 220%가량 급증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