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석란정 화재로 무너져…'퇴직 1년·임용 1년' 소방관 2명 순직
입력: 2017.09.17 12:10 / 수정: 2017.09.17 12:10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목조 기와 석란정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붕괴한 건물에 매몰돼 숨졌다. 사진은 화재현장. /서울신문 제공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목조 기와 석란정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붕괴한 건물에 매몰돼 숨졌다. 사진은 화재현장. /서울신문 제공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17일 강릉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숨졌다. 특히 이들은 퇴직이 1년 남고, 임용된 지 1년가량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강원도 소방본부는 이날 새벽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목조 기와 석란정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 소방위(58)와 이호현 소방사(27)가 건물 붕괴로 건물 잔해 등에 매몰돼 순직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초기 화재가 진압된 상태에서 잔불을 정리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4시 29분께 발생한 화재로 석란정이 붕괴되며 매몰된 두 사람은 10여 분만에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였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 소방위는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오전 6시 53분께 숨졌고 이 소방사는 동인병원으로 옮겨져 오전 5시 33분께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더팩트>에 "1차 진화 이후 붕괴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2차 진화 과정에서 완전히 불을 끄기 위해 정자안으로 진입해 진화하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 소방위는 정년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 소방사는 근무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1998년 2월 1일 소방관으로 첫 임옹돼 29년 7개월 동안 근무한 이 소방위는 부인과 아들 1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유족과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훈장 추서 등을 추진 중이다. 숨진 소방대원들의 합동분향소는 강릉의료원에 마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란정은 지난 1956년 지어진 높이 10m, 께면적 40㎡의 목조 기와 정자로, 강릉시에서 비지정 문화재로 관리하고 있었다. 최근 인근 호텔 공사로 인해 정자에 금이 갔다는 지적을 강원문화재연구소로부터 받아왔다. 최초 화재는 16일 오후 9시 45분쯤 발생해 소방당국이 10여분 만에 진화됐으나 이날 새벽 3시 재발화했고 결국 소방관 2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오래된 건축물은 보존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화재 진압을 하다 변을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호텔 공사로 인해 정자가 금이 가는 등 기울어 보였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 있어 다각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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